질문 : 요즘 코로나 19로 집에서 기도를 많이 하게 되는데, 지금 하는 기도의 방법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절과는 다르게 집에서는 기도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고민을 스님들께 여쭤보면, 다양하게 답변을 하셔서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어떤 방법이 좋은지요?
답 : 지난 호에서 기도의 의미와 바른 기도를 위한 몸가짐과 마음가짐, 기도의 절차 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기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씀을 알고 계시지요? 불교의 핵심이기도 한 이 말씀은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우리 삶에서 마음먹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기도는 어떻습니까? 우리 불자님들은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기도에 임하셨나요?
먼저 ‘나의 기도가 헛되지 않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기도에 대한 확신이라고 해도 좋고 신심(信心)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기도하게 되면 반드시 가피(加被)를 받는다는 마음의 믿음이 필요한 것이지요. ‘성취될까?’ ‘안될까?’ ‘그냥 열심히 하자’ 하는 부정적인 생각은 기도의 장애물입니다. 똑같은 마음의 서로 다른 작용이 부정과 긍정인데, 긍정적인 마음은 지극하고 강한 장점이 있습니다. 불가사의한 힘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한 곳으로 모아 지고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기도의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으로 기도에 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기를 반성해 보는 일입니다. 보통 참회(懺悔)라고 하지요. 기도하는 내 자신이 얼마나 부처님의 가르침에 충실한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소리를 듣지 않고 자신의 소리만 높이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고자 하는 마음을 굳건히 하는 것이 바른 기도의 방법입니다. 자기반성이 없는, 자기만을 위한 기도는 바른 기도일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불자이기를 원한다면 나만을 위해 기도했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참회해야 합니다. 내 안에 들어있는 욕심부터 비워내는 것, 바로 ‘마음비우기’는 참회의 좋은 방법입니다. 기도는 ‘비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운다’ 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기도의 아주 중요한 전제가 될 것입니다.
믿음을 갖고 반성을 했다면 이제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은 베푸는 마음입니다. 기도의 공덕을 항상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도록 마음먹는 것입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먼저 시작해 보시지요. 미운 사람에게도 베풀어 보세요. 우리는 ‘주십시오’ ‘들어주세요’라는 기도를 많이 합니다. 이제는 ‘베풀며 살겠습니다’ ‘이해하며 살겠습니다’라는 기도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게 되면 단순한 기복으로서의 기도가 아닌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닦는 수행의 기도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불자의 올바른 신행 생활은 바른 믿음과 바른 이해, 바른 실천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재가(在家) 불자들에게 공부와 기도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일을 할 때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고, 그 가르침을 우리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분명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기도하면서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요즘은 불교대학도 많이 열리고, 좋은 법회도 많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공부함으로써 바른 기도 생활도 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바른 기도에 대해 결론을 내려볼까요?
소원성취의 기도는 부처님의 가피력을 받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얻고 싶다면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욕심을 버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확신을 갖고, 베풀면서 부처님을 닮아가는 것이지요. 나의 마음과 부처님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내 안에 있는 부처님의 무한한 능력을 끌어내고 그것이 자기의 힘으로 발휘될 때, 분명 큰 힘이 되고 기도는 성취될 것입니다.
신행 생활 중에 선업(善業)을 닦고 선근(善根)을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도가 아닐까 합니다. 기도하면서는 마음이 깨끗해지고 맑아집니다. 깨끗하고 맑아져야 지혜가 생깁니다. 주위를 보면 물질이 부족해서 불행하게 되는 경우보다 마음이 가난해서 불행하게 되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공부와 기도의 생활화로 마음을 가꾸는 불자가 되시길 바라며 그런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