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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원명스님의 마음산책

밀린다왕문경(11) 부처님이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신가

  • 입력 2021.11.01

(밀린다팡하 Milindapanha, 나가세나비구경)  

 두 번째 의문내지 궁금함은 부처님은 뛰어난 분, 가장 높으신 분이신가에 대한 질문으로 밀린다왕과 나가세나스님의 대화가 계속됩니다. 

 

 

 

왕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부처님은 출중한 분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無上者)입니다. 

그대는 한 번도 본 일이 없을텐데, 그분이 출중하시다(無上)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대왕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해(大海)를 본 일도 없는 사람들이 

`대해는 광대 무변하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며, 

5대 강 즉 갠지스 강, 줌나 강, 아키라바티아 강, 사라부우 강, 마히이 강 등이 

대해로 흘러 들어가지만, 

대해는 더 줄거나 더 차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나는 위대한 불제자(聲聞)들이 

완전한 열반(涅槃)에 도달하는 것을 보고 

부처님은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가세나 존자여. 

 

 

 

삶의 가장 신성한 부분은 대중 앞에 노출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한 부분을 가장 은밀한 구석에다 감추어 놓고 아무나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인간 영혼의 분명한 본능이다. 오로지 영적인 열망을 가진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은 인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신성한 것을 그 나라는 비밀로 감춰두고 있다. 감추어진 것을 알아내려면 수많은 탐색이 필요하다. 신비함을 넘어 비밀을 가진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서 그 비밀을 풀어내보려 한다. 

바라나시의 갠지즈 강가에서는 힌두교들의 목욕이 이어진다. 인간세계에 빛을 주는 존재, 인도사람들은 갠지스 강을 강가(Gang-ga)라고 부른다. 갠지스라는 이름은 영국인들이 영국식으로 부른 강가의 영어식 표현이다. 갠지스 강은 힌두교의 시바신을 상징한다. 갠지스 강은 바라나시를 가로지른다. 

힌두교도들은 갠지스 강을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 강에서 목욕하는 순례자가 많다. 하지만 갠지스 강에서 몸을 씻는 모든 사람들이 힌두교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교인들 또한 그 수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힌두교인, 불교인 등 많은 사람들은 왜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기도를 하는 것인가? 온갖 물질들이 떠다녀 물이 매우 탁한 강에 몸을 담그고 목욕 의식을 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힌두교인은 갠지스 강에 시바신이 있다고 믿고 또한 시바신 머리에서 나온 물이 강가 즉 갠지스 강이 되었다고 믿는다. 불교인들은 부처님의 사리가 갠지스 강 안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갠지스 강을 찾는다고 한다. 그들은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면 죄업이 소멸한다고 믿고 있다. 

 

 

 

어느 날 부처님께 가미니라는 젊은 수행자가 물었다. “여래여, 브라흐만들이 말하기를 저 성스러운 강가 강에서 목욕을 하면 아무리 많은 죄를 지은 사람도 몸의 때가 씻어지듯이 죄업이 다 녹아서 하늘나라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면서, “가미니야, 만약에 그들의 말이 맞다면 강가 강에 사는 물고기들이 가장 먼저 하늘나라에 나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다. 

씻는다는 것은 청결이다. 이는 곧 종교적 의미로 연결된다. 서구의 카톨릭과 기독교도 세례(洗禮)의식을 갖는다. 죄를 용서받고자 하는 종교적 바램을 상징화한 의식이다. 하지만 부처님은 종교적 상징과 주술적 의미의 행동을 엄격히 분리해 이야기한다. 주술을 통해 죄업이 용서되는 것이 아니라, 참회와 선업(善業)의 축적을 통해 인연의 과보를 피하라 설파한 것이다. 

너무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응답이었다. 불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주는 일화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지금까지 계속 갠지스 강에서 몸을 씻고 이를 신성하게 여기는 것일까? 

이곳은 매우 특이한 곳이다. 매우 종교적이고 전통적인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신기할 따름이다. 또한 기도하는 사람들 때문인지 생각에 젖는 데 안성맞춤인 곳이다. 

붓다는 실천과 경험을 통한 수행을 강조했다. 관념적이고 주술적인 수행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자신을 들여다봄으로써 자각을 이루려 했다. 

청년 혜초 또한 이러한 붓다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기록하며 머나먼 여행길을 계속했을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소중하고 특별하다. 갠지스 강에서 몸을 담그며 자신의 새로운 인생 역사를 쓴 그들의 삶 속에 갠지스 강이라는 한 장소가 깊은 의미가 부여되어 마음에 새겨지기까지는 그 곳에서만이 가진 향수와 느낌을 진정으로 느낀 자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동대신문 방혜정 기자>

 

 

 

왕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딴 사람들도 

부처님이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딴 사람들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딴 사람들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옛날 팃사 장로(長老)라는 서예사(書藝師)가 있었습니다. 

그 분이 죽은 뒤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 

사람들은 어떻게 그 서예사가 있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까. 

존자여, 그분이 남긴 서예물에 의하여 알 수 있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진리(法)가 무엇인가를 본 사람은 누구나 

부처님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는 진리(法)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가세나 존자여. 

왕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진리를 보신 일이 있습니까. 

대왕이여, 우리들 불제자는 사는 동안, 

부처님의 지조와 부처님의 가르침(명령)을 따라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잘 알겠습니다. 나가세나 존자여.

 

 

원명스님 (조계사 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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