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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보 칼럼

[연재완료] 가피인연

봉사를 기도처럼

  • 입력 2021.12.01

 

제26대 조계사 신도회 소임본부(2)

 


잠시 마스크를 벗고 촬영하였습니다.

조계사 신도회 소임본부(부회장: 법성화 홍순분)에는 각 전각을 관리하는 전각관리팀, 법회를 비롯한 각종 의식의 위의를 높이고 장엄하는 육법공양팀과 의전儀典팀, 불자들의 신행활동을 돕는 사찰안내팀과 신행상담팀, 그리고 불교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불교문화전승팀이 소속되어 있다. 
지난 11월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소임본부의 관음전관리팀, 불교문화전승팀, 사찰안내팀, 신행상담팀, 육법공양팀, 의전팀(이상 가나다순) 등 여섯 팀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끌고 있는 팀장들과 각 팀의 활동을 소개한다. 

관음전관리팀 강미자(덕연화) 팀장





관음전관리팀 강미자(덕연화) 팀장

2020년 9월부터 신도회 사무처에서 신도회 소임본부로 소속이 바뀐 관음전관리팀은 현재 15명의 팀원이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요일별로 조를 짜서 봉사하는데, 주말에는 직장에 다니는 팀원들이 자리를 지킨다. 
관음전은 지난 2011년 삼오모텔을 인수해서 재건축한 조계사 도심포교 100주년기념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관음기도를 하거나 대웅전보다 좀더 조용한 기도처를 원하는 불자들이 주로 찾는다. 
관음전 불단에는 딱 한 가지의 공양물, 떡만 올릴 수 있다. 이처럼 관음전에 공양물을 올리는 일이나 법당 정리, 청소, 참배객 안내 등, 관음전 관리가 이 팀의 주요 소임이다. 관음전에는 평소 하루 100여 명, 재일 등에는 200~300명의 불자들이 출입한다. 매일(아침 8시~저녁 5시) 문을 여는 이곳을 봉사자들만으로 관리하는 건 쉽지 않다. 더욱이 조계종단의 33관음성지 중 제2 관음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참배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자부심과 더불어 부담도 커지는 것이 강미자(덕연화) 팀장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봉사 시간이 길다는 것도 팀원 확보의 걸림돌이다. 
관음전 옆 주지스님 접견실도 관음전관리팀 활동 구역이다. 종단의 대덕 큰스님 등 주지스님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데 필요한 예절을 선배 팀원에게 배우고 몸에 익히면서 신참들이 고참 팀원으로 성장한다. 
강 팀장은 불자 집안에서 태어나 불자 집안으로 출가했다. 시어머니는 떡시루를 이고 절에 오가며 득남 기도로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았다. 그것이 부처님의 가피임을 믿은 시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당신 생전에 타종교는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불교 공부를 하고자 조계사 신도가 된 강 팀장은 공부가 깊어질수록 조바심이 없어지고 여유로워졌다고 한다. 그런 변화가 반가운 가족들은 강 팀장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기도하는 사람들의 발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것이 일상이 된 강 팀장과 팀원들. 요즘 ‘천수다라니 33독 천일기도’가 한창인 관음전으로 관세음보살님 닮은 그들을 닮으러 가보자.

 


불교문화전승팀 전영미(법화행) 팀장
 

불교문화전승팀 전영미(법화행) 팀장

‘문수법회’라는 신행조직으로 출발한 불교문화전승팀은 올해 창립 16주년을 맞이했다. 기본교육과정(2004년) 수료생들의 신행 모임이었던 문수회는 2011년 불교 전통문화를 전승하고 체험, 발전시킨다는 취지의 ‘불교전통문화전승팀’으로 재창단했다. 그리고 어느덧 천연 염색 제품과 전통차를 만들어 판매까지 하는 어엿한 ‘불교문화전승팀’으로 성장했다. 
더치커피를 비롯해서, 생강차, 오미자차, 유자차 등 제철 재료로 직접 만든 전통차는 신도들과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화꽃 축제와 연꽃 축제, 부처님오신날에는 전통방식으로 구운 가래떡, 찹쌀떡을 빚어서 파는데, 이 판매 수익금은 사중을 통해 종로노인복지관, 서울노인복지관 등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옷감 원단을 사서 천연염료로 염색하고, 재단과 봉제 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모든 순간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특히 천연 염색의 경우, 품질을 높이려면 꾸준히 새 기법을 배우고 익혀야 하므로, 담당인 전영미 팀장은 자비를 들여 밖에서 강의를 듣고 지도를 받는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천연 염색, 재단, 봉제 등의 기술은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불교문화전승팀의 규모는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간다. 47명의 팀원이 육바라밀 여섯 개 반으로 나뉘어 활동 중인데, 팀원 수가 150명에 달했던 때에 비해 일의 양은 크게 줄지 않아서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영미 팀장은 2013년 입회해서 총무와 가피장으로 일하면서 팀 운영을 익혔다. 마음을 내서 하는 봉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지만, 지방에서 일하는 남편과 분기에 한 번씩밖에 만나지 못하고 있다. 팀 활동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전 팀장을 이해하고 적극 지지하는 이유는 불교를 만나고부터 달라진 아내이자 어머니의 밝은 모습 때문이다. 
전 팀장은 삼직과 총괄본부장, 전임 팀장 등 임원들과 함께 거의 매일 공방과 염색 전용공간에서 일과 씨름한다.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가피’ 판매 총액이 늘어나는 걸 보는 기쁨에 피로도 잊고 보람을 느낀다. 전임 팀장들이 팀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불교문화전승팀, 이보다 더 확실한 화합이 있을까? 

 


사찰안내팀 조정희(법화성) 팀장
 

사찰안내팀 조정희(법화성) 팀장

2014년 6월 14일, 일주문 옆에 사찰안내소가 처음 문을 열었다. 그 뒤 매년 1만여 명이 사찰안내소를 방문했고 그 수가 해마다 늘어, 코로나19 발생 전 5년간, 총 6만여 명이 사찰안내팀의 도움을 받았다. 
사찰안내소에서 봉사하는 사찰안내팀은 2003년 8월 17일 새신도안내팀으로 출범했다. 2002년 12월 중순경, 조계사불교대학 출신의 포교사 350여 명을 대상으로 사중에서 모임을 주선했다. 그날 참석한 39명의 포교사들이 조계사에서 활동할 뜻을 밝혔다. 그 가운데 8명이 새신도안내팀을 지원해서 훗날 사찰안내팀의 뿌리가 되었다. 사찰안내소는 한동안 외국인안내소로도 운영되었다.
사찰안내팀은 현재 40여 명의 팀원이 요일별 오전, 오후 조로 나뉘어 내외국인들에게 조계사를 안내하고 있다. 대웅전 등의 전각과 불교 성물 등을 소개하고, 예불과 사찰 예절 등 한국불교에 대해 설명하는데, 외국인에게는 통역 안내도 가능하다. 템플스테이에서 한국불교문화 소개와 연등 및 염주 만들기 체험을 담당하고 있다. 
조정희 팀장은 “팀원이 70여 명에 달했을 때, 주말과 재일에 새 신도들에게 사찰 안내를 한 적이 있어요. 팀원이 50명이 늘어나서 평일에도 사찰 안내를 진행하고, 사중 밖으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팀원들의 꿈도 같다고 전한다. 
사찰안내팀원은 불교대학 재학생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더불어 2014년부터 해마다 한 번씩 사찰안내팀 모집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 팀들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조정희 팀장은 2006년 외국인에게 조계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사찰안내소의 전신인 외국인안내소와 인연이 되어 사찰 안내 봉사를 시작했다. 항상 열심히 봉사하는 팀원들이 감사하다며, 불보살님의 가피로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신행상담팀 김정원(진여정) 팀장
 

신행상담팀 김정원(진여정) 팀장

신행상담팀은 1997년 ‘천수천안’이라는 봉사단체로 출범해서, 1998년 신행상담실로 이어졌다. 본격적인 상담 봉사는 1999년부터였는데, 조계사 대표전화를 신행상담실에서 받아서 담당 부서로 연결해주거나 마땅한 해당 부서가 없는 용건이나 문의는 담당 팀원이 답변하거나 상담해주는 형식이었다.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던 신행상담실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2005년에 종단 총무원에서 민원실 상담 봉사자를 파견해달라고 요청, 현재의 봉사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즉 사중 신행상담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총무원 민원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각각 두 명씩 담당을 정해서 봉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담이 전화로 이뤄지지만, 코로나19 상황 전에는 한동안 예약제로 전문 상담가 스님의 대면 상담을 시행한 적도 있다. 신행상담팀 16기로 입회해서 10년째 활동 중인 김정원 팀장은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부처님 곁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 그냥 행복해요. 종교 상담도 하지만, 가족 간의 종교 갈등이나 자식 문제, 취업 문제 등, 세상살이의 온갖 하소연을 다 들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상담 봉사가 수행에 버금가는 마음공부임을 깨닫게 되거든요.” 
김 팀장은 평소에 22명의 팀원들에게 ‘근면, 성실, 책임감’, 이 세 가지를 강조한다. 상담에 관한 전문성이나 경험은 선배나 재교육을 통해서 얻을 수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신행상담팀 팀원으로 함께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자신도 어려운 일을 마주쳤을 때 ‘책임감’을 지팡이 삼아 일어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대웅전 삼존불을 뵙던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고 그 강렬함이 온몸과 영혼 깊이까지 스며드는 느낌이었어요. 그 가피를 회향하기 위해 ‘봉사’를 생각했고, 흔들리는 신심을 굳건히 해주는 봉사를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 선택이 신행상담이었다. 스스로 신행상담실을 찾아가 막내부터 시작해서 올 1월 팀장이 되기까지, 김 팀장을 이끌어준 힘이 삼존불 앞에서 품은 ‘책임감’, 다른 말로 ‘신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육법공양팀 유영애(월명심) 팀장
 

육법공양팀 유영애(월명심) 팀장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존재이신 부처님께,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섯 가지 공양물을, 세상의 모든 존재의 존경과 찬탄을 담아 공양 올리는 의식이 바로 육법공양의식이다. 그리고 육법공양팀은 그 장엄한 의식에 동참한 모든 불자들을 대표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참으로 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조계사 초창기의 육법공양팀은 매해 사월초파일 한 달 전쯤, 젊고 단정한 용모의 보살들을 모집해서 공양의식을 익히게 했다. 그러고는 의식이 끝나면 곧바로 흩어졌다. 기록에 따르면 2010년부터 상설 조직으로서, 부처님오신날, 초하루법회 입재, 연꽃축제, 국화축제, 백중기도, 연말 타종식 등, 큰 법회와 행사의 공양의식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 뒤 육법공양팀은 조계사뿐만 아니라, 종단의 봉축법요식, 연등축제, 점등식, 총무원장 취임식, 연말 시상식 등 각종 행사에 초청을 받아 출장을 다니면서 조계사 이름을 널리 알리는 전성기를 맞이한다. 
육법공양팀의 중요한 행사는 초하루법회 공양의식이다. 이날이면 유영애 팀장 등 임원들은 아침 6시 반부터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여법하게 공양의식을 치르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을 동원하기 위해 발을 동동거릴 때가 많다. 직장 다니는 팀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팀장의 입버릇처럼 “우리 팀원들은 예쁘고 착해서”, 평일에 행사가 잡히면 회사에 월차나 반차를 내고서라도 참석하려고 애를 쓴다.  
“팀원 20명 중에 30대가 가장 많고, 젊은 만큼 자기 생각이 뚜렷해요. 그래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저는 그런 성격과 잘 맞아서 함께 일하기 더 편하니, 저와는 좋은 인연이지요.” 
지난 20여 년간 육법공양을 올린 횟수가 무려 300번이 넘는다는 유영애 팀장.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방방곡곡을 다니며 공양 올릴 수 있었고, 그 가피로 가족과 주변이 두루 평안하다는 것을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듯, 늘 화사하다.

 


의전팀 안혜경(보현선) 팀장
 

의전팀 안혜경(보현선) 팀장

1993년경 ‘섭외부’란 이름으로 탄생한 의전(儀典)팀은 2021년, 사무처 의전부에서 신도회 소임본부로 부서가 바뀌었다. 이삿짐을 푼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팀으로, 소속은 바뀌었지만 하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사중의 법회나 행사 때 법사스님을 시봉하고 법을 청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다. 특히 법상(法床)의 법사스님께 불자들을 대표해서 ‘청법가’에 맞춰 삼배를 올리는 청법의식은 대중들 앞에 서는 일이라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비교적 젊고 소수 정예이기는 하나 현재 의전팀 팀원은 여섯 명뿐이다. 필수인원 8~10명에서도 많이 부족한 숫자다. 코로나19로 팀 활동이 위축된 것과 관련이 있다 보니 안혜경 팀장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젊은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 만발식당에 자주 가서 젊은 불자들에게 포교를 하곤 했는데, 요즘은 불가능해서 안타깝다. 
“큰스님을 시봉하는 공덕은 매우 크다고 하죠. 저희 팀은 주로 음력 초하루와 초사흘, 일요법회 등 평균 월 5회(오전 9시~오후 2시), 비교적 짧은 시간 봉사한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엄청난 긴장과 집중력이 필요하죠.”
팀원의 반 정도가 전문직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평일 법회에는 동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당백의(一當百)의 신심과 젊은 피로, 마음을 모아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한다. 
5년 전 안 팀장은 셋째 자녀까지 대학에 입학하자 그 감사함을 봉사로 회향하겠다 마음먹었다. 그리고 어떤 봉사든 ‘절에서 하자’ 생각하고 스스로 조계사 기본교육과정을 신청했다. 
“가족들이 ‘절에 다니더니 마음이 넓어졌다’라며 반가워하더군요. 마음 내려놓기가 점점 더 쉬워지니, 집안 분위기가 좋아지고 웃을 일도 자주 생겼어요.” 
6년째 활동 중인 안 팀장은 주지스님께 “지난번에 모셨던 법사스님이 의전팀 안부를 묻더군요.”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을 때 뿌듯해진다고 한다. ‘모든 것이 마음 쓰는 것에 달렸다.’라는 한 스님의 가르침처럼, ‘봉사를 기도처럼’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노희순 (자유기고가) jogyes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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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전승팀 전영미(법화행) 팀장


불교문화전승팀 전영미(법화행) 팀장

‘문수법회’라는 신행조직으로 출발한 불교문화전승팀은 올해 창립 16주년을 맞이했다. 기본교육과정(2004년) 수료생들의 신행 모임이었던 문수회는 2011년 불교 전통문화를 전승하고 체험, 발전시킨다는 취지의 ‘불교전통문화전승팀’으로 재창단했다. 그리고 어느덧 천연 염색 제품과 전통차를 만들어 판매까지 하는 어엿한 ‘불교문화전승팀’으로 성장했다. 
더치커피를 비롯해서, 생강차, 오미자차, 유자차 등 제철 재료로 직접 만든 전통차는 신도들과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화꽃 축제와 연꽃 축제, 부처님오신날에는 전통방식으로 구운 가래떡, 찹쌀떡을 빚어서 파는데, 이 판매 수익금은 사중을 통해 종로노인복지관, 서울노인복지관 등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옷감 원단을 사서 천연염료로 염색하고, 재단과 봉제 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모든 순간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특히 천연 염색의 경우, 품질을 높이려면 꾸준히 새 기법을 배우고 익혀야 하므로, 담당인 전영미 팀장은 자비를 들여 밖에서 강의를 듣고 지도를 받는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천연 염색, 재단, 봉제 등의 기술은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불교문화전승팀의 규모는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간다. 47명의 팀원이 육바라밀 여섯 개 반으로 나뉘어 활동 중인데, 팀원 수가 150명에 달했던 때에 비해 일의 양은 크게 줄지 않아서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영미 팀장은 2013년 입회해서 총무와 가피장으로 일하면서 팀 운영을 익혔다. 마음을 내서 하는 봉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지만, 지방에서 일하는 남편과 분기에 한 번씩밖에 만나지 못하고 있다. 팀 활동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전 팀장을 이해하고 적극 지지하는 이유는 불교를 만나고부터 달라진 아내이자 어머니의 밝은 모습 때문이다. 
전 팀장은 삼직과 총괄본부장, 전임 팀장 등 임원들과 함께 거의 매일 공방과 염색 전용공간에서 일과 씨름한다.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가피’ 판매 총액이 늘어나는 걸 보는 기쁨에 피로도 잊고 보람을 느낀다. 전임 팀장들이 팀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불교문화전승팀, 이보다 더 확실한 화합이 있을까? 

사찰안내팀 조정희(법화성) 팀장


사찰안내팀 조정희(법화성) 팀장

2014년 6월 14일, 일주문 옆에 사찰안내소가 처음 문을 열었다. 그 뒤 매년 1만여 명이 사찰안내소를 방문했고 그 수가 해마다 늘어, 코로나19 발생 전 5년간, 총 6만여 명이 사찰안내팀의 도움을 받았다. 
사찰안내소에서 봉사하는 사찰안내팀은 2003년 8월 17일 새신도안내팀으로 출범했다. 2002년 12월 중순경, 조계사불교대학 출신의 포교사 350여 명을 대상으로 사중에서 모임을 주선했다. 그날 참석한 39명의 포교사들이 조계사에서 활동할 뜻을 밝혔다. 그 가운데 8명이 새신도안내팀을 지원해서 훗날 사찰안내팀의 뿌리가 되었다. 사찰안내소는 한동안 외국인안내소로도 운영되었다.
사찰안내팀은 현재 40여 명의 팀원이 요일별 오전, 오후 조로 나뉘어 내외국인들에게 조계사를 안내하고 있다. 대웅전 등의 전각과 불교 성물 등을 소개하고, 예불과 사찰 예절 등 한국불교에 대해 설명하는데, 외국인에게는 통역 안내도 가능하다. 템플스테이에서 한국불교문화 소개와 연등 및 염주 만들기 체험을 담당하고 있다. 
조정희 팀장은 “팀원이 70여 명에 달했을 때, 주말과 재일에 새 신도들에게 사찰 안내를 한 적이 있어요. 팀원이 50명이 늘어나서 평일에도 사찰 안내를 진행하고, 사중 밖으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팀원들의 꿈도 같다고 전한다. 
사찰안내팀원은 불교대학 재학생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더불어 2014년부터 해마다 한 번씩 사찰안내팀 모집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 팀들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조정희 팀장은 2006년 외국인에게 조계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사찰안내소의 전신인 외국인안내소와 인연이 되어 사찰 안내 봉사를 시작했다. 항상 열심히 봉사하는 팀원들이 감사하다며, 불보살님의 가피로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신행상담팀 김정원(진여정) 팀장


신행상담팀 김정원(진여정) 팀장

신행상담팀은 1997년 ‘천수천안’이라는 봉사단체로 출범해서, 1998년 신행상담실로 이어졌다. 본격적인 상담 봉사는 1999년부터였는데, 조계사 대표전화를 신행상담실에서 받아서 담당 부서로 연결해주거나 마땅한 해당 부서가 없는 용건이나 문의는 담당 팀원이 답변하거나 상담해주는 형식이었다.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던 신행상담실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2005년에 종단 총무원에서 민원실 상담 봉사자를 파견해달라고 요청, 현재의 봉사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즉 사중 신행상담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총무원 민원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각각 두 명씩 담당을 정해서 봉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담이 전화로 이뤄지지만, 코로나19 상황 전에는 한동안 예약제로 전문 상담가 스님의 대면 상담을 시행한 적도 있다. 신행상담팀 16기로 입회해서 10년째 활동 중인 김정원 팀장은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부처님 곁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 그냥 행복해요. 종교 상담도 하지만, 가족 간의 종교 갈등이나 자식 문제, 취업 문제 등, 세상살이의 온갖 하소연을 다 들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상담 봉사가 수행에 버금가는 마음공부임을 깨닫게 되거든요.” 
김 팀장은 평소에 22명의 팀원들에게 ‘근면, 성실, 책임감’, 이 세 가지를 강조한다. 상담에 관한 전문성이나 경험은 선배나 재교육을 통해서 얻을 수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신행상담팀 팀원으로 함께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자신도 어려운 일을 마주쳤을 때 ‘책임감’을 지팡이 삼아 일어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대웅전 삼존불을 뵙던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고 그 강렬함이 온몸과 영혼 깊이까지 스며드는 느낌이었어요. 그 가피를 회향하기 위해 ‘봉사’를 생각했고, 흔들리는 신심을 굳건히 해주는 봉사를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 선택이 신행상담이었다. 스스로 신행상담실을 찾아가 막내부터 시작해서 올 1월 팀장이 되기까지, 김 팀장을 이끌어준 힘이 삼존불 앞에서 품은 ‘책임감’, 다른 말로 ‘신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육법공양팀 유영애(월명심) 팀장


육법공양팀 유영애(월명심) 팀장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존재이신 부처님께,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섯 가지 공양물을, 세상의 모든 존재의 존경과 찬탄을 담아 공양 올리는 의식이 바로 육법공양의식이다. 그리고 육법공양팀은 그 장엄한 의식에 동참한 모든 불자들을 대표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참으로 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조계사 초창기의 육법공양팀은 매해 사월초파일 한 달 전쯤, 젊고 단정한 용모의 보살들을 모집해서 공양의식을 익히게 했다. 그러고는 의식이 끝나면 곧바로 흩어졌다. 기록에 따르면 2010년부터 상설 조직으로서, 부처님오신날, 초하루법회 입재, 연꽃축제, 국화축제, 백중기도, 연말 타종식 등, 큰 법회와 행사의 공양의식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 뒤 육법공양팀은 조계사뿐만 아니라, 종단의 봉축법요식, 연등축제, 점등식, 총무원장 취임식, 연말 시상식 등 각종 행사에 초청을 받아 출장을 다니면서 조계사 이름을 널리 알리는 전성기를 맞이한다. 
육법공양팀의 중요한 행사는 초하루법회 공양의식이다. 이날이면 유영애 팀장 등 임원들은 아침 6시 반부터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여법하게 공양의식을 치르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을 동원하기 위해 발을 동동거릴 때가 많다. 직장 다니는 팀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팀장의 입버릇처럼 “우리 팀원들은 예쁘고 착해서”, 평일에 행사가 잡히면 회사에 월차나 반차를 내고서라도 참석하려고 애를 쓴다.  
“팀원 20명 중에 30대가 가장 많고, 젊은 만큼 자기 생각이 뚜렷해요. 그래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저는 그런 성격과 잘 맞아서 함께 일하기 더 편하니, 저와는 좋은 인연이지요.” 
지난 20여 년간 육법공양을 올린 횟수가 무려 300번이 넘는다는 유영애 팀장.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방방곡곡을 다니며 공양 올릴 수 있었고, 그 가피로 가족과 주변이 두루 평안하다는 것을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듯, 늘 화사하다.

의전팀 안혜경(보현선) 팀장


의전팀 안혜경(보현선) 팀장

1993년경 ‘섭외부’란 이름으로 탄생한 의전(儀典)팀은 2021년, 사무처 의전부에서 신도회 소임본부로 부서가 바뀌었다. 이삿짐을 푼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팀으로, 소속은 바뀌었지만 하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사중의 법회나 행사 때 법사스님을 시봉하고 법을 청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다. 특히 법상(法床)의 법사스님께 불자들을 대표해서 ‘청법가’에 맞춰 삼배를 올리는 청법의식은 대중들 앞에 서는 일이라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비교적 젊고 소수 정예이기는 하나 현재 의전팀 팀원은 여섯 명뿐이다. 필수인원 8~10명에서도 많이 부족한 숫자다. 코로나19로 팀 활동이 위축된 것과 관련이 있다 보니 안혜경 팀장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젊은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 만발식당에 자주 가서 젊은 불자들에게 포교를 하곤 했는데, 요즘은 불가능해서 안타깝다. 
“큰스님을 시봉하는 공덕은 매우 크다고 하죠. 저희 팀은 주로 음력 초하루와 초사흘, 일요법회 등 평균 월 5회(오전 9시~오후 2시), 비교적 짧은 시간 봉사한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엄청난 긴장과 집중력이 필요하죠.”
팀원의 반 정도가 전문직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평일 법회에는 동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당백의(一當百)의 신심과 젊은 피로, 마음을 모아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한다. 
5년 전 안 팀장은 셋째 자녀까지 대학에 입학하자 그 감사함을 봉사로 회향하겠다 마음먹었다. 그리고 어떤 봉사든 ‘절에서 하자’ 생각하고 스스로 조계사 기본교육과정을 신청했다. 
“가족들이 ‘절에 다니더니 마음이 넓어졌다’라며 반가워하더군요. 마음 내려놓기가 점점 더 쉬워지니, 집안 분위기가 좋아지고 웃을 일도 자주 생겼어요.” 
6년째 활동 중인 안 팀장은 주지스님께 “지난번에 모셨던 법사스님이 의전팀 안부를 묻더군요.”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을 때 뿌듯해진다고 한다. ‘모든 것이 마음 쓰는 것에 달렸다.’라는 한 스님의 가르침처럼, ‘봉사를 기도처럼’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노희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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