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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사색의 뜰

따뜻한 세상 만들기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 입력 2021.12.01

한국불교 1번지의 사찰이면서 수도 서울의 중심인 종로구에 위치한 우리절 조계사. 한국의 대표사찰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앞으로는 대사회적인 나눔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지스님의 의지와 지원 아래, 몇몇 뜻있는 신도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2018년 8월 ‘함께하는 행복나눔 가피자원봉사단’을 발족하여 올해 4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발족한 해인 2018년 10월 ‘자비의 김장나누기’를 통해 종로지역의 어려운 가정 750가구에 김장김치를 전달하고, 12월 영등포 ‘쪽방촌 연탄나누기’와 관내 어려운 이웃에게 동지 팥죽 전달, 돈의동 쪽방촌 에서 ‘찾아가는 의료봉사’ 종로구 관내 어려운 계층을 대상으로 집수리 봉사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2019년에 접어들며 많은 분들이 알고 동참하실 수 있도록 ‘행복나눔 가피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였습니다.

5월에 도량에서 관내 장수어르신 300분을 모시고 ‘효 잔치’를 열었고, 10월부터 탑골공원과 우정국 공원, 보신각을 중심으로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시작하여 매주 1~2회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석과 설날 명절엔 관내 취약계층 1,000가구와 환경미화원 단체, 청소년 쉼터, 양로원, 보육시설 등에 생필품 전달, 한부모 가정에 영유아 로타바이러스 접종비 지원, 그리고 11월이면 종로구청으로부터 의뢰받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110가구에 전기장판을 구입하여 나누어 드리고 있습니다. 

 

2020년 들어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아져 지원활동을 더 늘려야했습니다.

8월에 전라남도 구례군청, 9월에는 광산구청에 수재민 구호물품을 지원하였고, 올해 들어 동부구치소와 한부모 가족지원센타에 방역물품, 쪽방촌과 독거 어르신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이온음료와 방역물품을 지원하였습니다. 

집수리 봉사활동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올해 서울시 집수리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얼마간의 지원금이 나와, 지난해까지 한 달에 종로구 관내 한집씩 수리해 드렸는데 올해는 서울시 전역을 대상으로 한 달에 두 세집씩 수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가피봉사단의 적극적이고도 꾸준한 활동을 인정받아, 2019년 12월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봉사관리기관인 ‘비영리민간단체(NPO)’로 정식 지정되었고, 2020년 3월에는 국립연명관리공단에 ‘연명의료관리등록기관’으로 지정되어 그해 6월부터 상담과 등록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1,000분이 넘게 등록을 하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상담하러 오시는 분이 줄었지만, 코로나위드로 상황이 개선되면서 상담과 등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VMS 자원봉사시간등록업무’와 더불어 행정안전부 ‘기부금대상 민간단체’로 지정 완료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리하여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누구나 참여한 시간만큼 정식 인정받을 수 있게 되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 또한 꾸준히 늘어나 청년층 포교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 전기장판과 생필품을 준비하여 독거노인 댁을 방문했을 때 팔십이 훨씬 넘으신 할머니께서 주지스님 손을 잡고 ‘참말로 고맙다, 누가 나 같은 늙은이를 찾아와 이런 귀한 장판과 선물을 주겠느냐’ 하시며 울먹이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새 전기장판을 깔아 드린 후 사용법을 일러드리며 따뜻하게 지내시라 말씀하시니, 전기세가 아까워 자주 켜지 못하신다는 할머니 말씀에 주지스님도 잠시 목이 잠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올봄에 혼자 사시는 팔십 중반의 할머니 댁 집수리 봉사를 할 때, 도배 공사와 장판을 교체해 드리고 청소까지 마치고 나니 ‘내 평생 이런 도움을 받을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너무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뵈며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모두가 가슴 뭉클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아, 올해 10월 가피봉사단의 대표이신 주지스님과 단장, 집수리봉사팀장이 종로구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는데, 표창장 수여를 마친 후 구청장님께서 ‘가피봉사단이 살기 좋은 종로구로 만드는데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몇 번이고 하셨습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사회 곳곳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 하시거나 물품이든 금전이든 다만 얼마간이라도 성의껏 후원을 해 주시는 분들을 뵈면서, 우리들 마음속에는 누구나 따뜻한 심성이 자리하고 있고, 어떤 계기와 인연을 만나면 그 따스함을 기꺼이 내어주시는 넉넉함이 건재함을 마주합니다.

 

한사람의 힘은 약하지만 한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세 사람이 되고, 다시 여럿으로 늘어날 때 그 모여진 힘은 모여진 만큼 풍부해지고 강해지듯이,

우리들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한 따뜻함이 하나, 둘…모아져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일을 할 때 세상은 그만큼 따뜻하고 환해질 것 같습니다.

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그리고 성원의 따뜻함이 모이길 기원합니다. 

 

자신과 이웃의 이익을 위해 살라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조계사의 외연을 확장해가는 가피봉사단이, 우리사회의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찾아 활동을 해나가는 동안 혹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잘 이겨내면서 튼튼하게 성장해 갈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읍니다.

 

 

 

 

김문주 (혜명심, 행복나눔 가피봉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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