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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사색의 뜰

선림원을 졸업하며

  • 입력 2022.02.01
 오늘은 꼭 지나치지 말고 들어가리라.
학생 회수권을 내고 버스를 타며 다짐했다.
종로1가 정류장에 내려서 화신백화점을 오른쪽 길 건너편에 두고 조계사를 향해서 걸었다. 불교용품점들을 지나 계속 걸었는데 ‘어! 우정국 이네?’하며 다시 뒤돌아 자세히 보며 걸으니 조계사 일주문이 보인다. 
오늘이 두번째, 다음 부터는 지나치치 않고 꼭 한번에 성공하리라.

어려서 어머니 손에 이끌려 자주 갔던 조계사였건만 고등학생이 되서 혼자 가려니 왜그리 찾기 힘들던지.
처음 종교생활 발심을 결심하고 조계사 학생회에 등록하고 두 번째로 가는 날이었다.
그러고도 종종 지나치곤 했던 조계사 일주문이었다.

지금의 조계사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변했다.
조계사를 거쳐가신 많은 스님들과 조계사를 지키고 발전시킨 보살님들과 거사님들께 새삼 감사를 드리게 된다.
일년에 한두번 정도 들러 부처님께 인사드리는 참 정성 없던 신도로 삼십여 년을 보내고 오십 초반에 들어서서야 부처님 말씀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조계사 일주문을 넘었다.
그동안 불교계의 신도체계가 많이 바뀌어서 발심, 행도, 부동, 선혜 등 단계를 거쳐서 공부를 하게 되어 있어 기초교육을 받고, 조계사 불교대학, 대학원을 거쳐 포교사 품수를 받은 후 조계사 선림원을 졸업하게 되었다.
특히나 불교대학부터 선림원까지 공부하며 젊은 축에 속한 이유로 도반님들이 양보를 해주셔서 앞에서 봉사를 하게 되는 감사한 자리를 맡아 스님들과 여러 단체 보살님들, 거사님들의 도움으로 7년여의 교육과정을 마치게 되니, 큰 보살핌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으로 회향을 하게 되었다.
가끔 불보살님이 좀 도와주셔서 돈도 벌고 이름도 날리고 싶은데 왜 안도와 주시나 하는 못된 생각들이 나기도 하지만 돌아보니 그동안 겪은 많은 일들과 위험 속에서 불보살님의 가피가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구포 열차사고 일주일 전 같은 시간대에 기차를 탔던 일과 삼풍백화점 붕괴 며칠 전 식당가에서 식사 한 일, 백담사 수렴동 대피소 지나서 낙석 5분 전 누가 말 걸어서 지나가지 않은 일 등. 세상살이에 사건, 사고는 항상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 장소에 내가 있느냐 없느냐는 확률인데 나는 그때마다 항상 불보살님의 보살핌이 무탈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셨던 것 같다.
특히 불대 60학번 삼천배 철야정진을 준비하며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 응급실을 찾아 들어갔더니 “이 환자분 자기가 걸어서 왔냐?” 며 긴급 스텐트 시술을 하고 중환자실로 보내졌다. 혈관이 많이 막혀서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 가는 것이 정상인데 멀쩡히 제발로 들어가서 시술하고 3일만에 퇴원하여 삼천배 행사 준비를 마치고 주지스님과 사중스님들 그리고 내외 귀빈들을 모시고 행사 진행을 여법하게 마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60학번 동기 법우님들과 단체장님들, 그리고 각 부처 종무원님들이 아낌없는 도움과 보살핌을 주셨고 총동문회의 전적인 지원으로 큰 힘을 얻어서 이뤄진 일이다. 이 또한 불보살님의 가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오며 모든 인연이 불보살님들의 가피이니 참 감사한 일이다.

선림원을 졸업하는 시점에  기초반을 공부하러 조계사 일주문을 넘던 그 마음을 다시한번 생각하며 여러분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서 모두 원하는 바를 성취하시는 금생이 되시기를 발원하며서 지난 7년간 조계사 교육코스를 경험하고 마치는 소감을 적어 봤습니다.

여러분들은 나의 부처님이십니다!
대철 이학구 합장!!!



 

이학구 (대철, 수행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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