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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사색의 뜰

너무나 감사한 부처님 가피

  • 입력 2022.04.08
 저는 7남매의 큰 며느리로서 항상 지금이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하며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시댁에 충실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게 갑자기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어느날 머리가 아파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기력도 없고 잠도 못 자고 불안장애까지.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습니다. 가족들은 늘 불안해하였습니다. 짜증과 신경질로 저는 폭탄 그 자체였습니다. 종합병원에도 가보고 정신과도 가보고 하여도 병명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저 의사선생님은 갱년기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말만 하였습니다. 
약을 먹어도 잠이 오질 않고 늘 불안하여 너무너무 힘들던 차에 하루는 출근하던 길에 지나가는 버스 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능인선원 불교대학 광고였습니다. 호기심에 능인선원 불교대학에 들어가 기초교리 및 불대를 나왔습니다. 처음 절에 들어갔을 때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벅차고 환희로움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웅전에는 삼존불이 계셨는데 갑자기 제 가슴속에서 세 분의 부처님이 큰 광명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절을 하며 기쁨이 가득하였습니다. 눈물이 흐르나 싶더니 펑펑 울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사무실에 온 손님께서 북한산 도선사에서 매월 한 달에 한 번 씩하는 신묘장구대다라니 철야 기도를 권하였습니다. 저는 식구들의 심한 반대에도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 가방을 들쳐메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너무 졸립고 힘이 들었지만 병이 낳을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도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한 달, 두 달 꼬박 빠지지 않고 1년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하고 말다툼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저는 큰 가피를 입었습니다. 새벽에 잠이 오질 않아 약을 먹으려는데 약이 화장대 밑으로 굴러 들어가 버렸습니다. 약이 보이질 않아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거실에 앉아 있는데 내 앞에 하얀 옷을 입으신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찰랑찰랑한 흰 옷에는 노란 보석이 달려있었습니다. 저한테 오셔서 머리에서 발 끝까지 쓸어 내려주셨습니다. 꿈이 아닌 현실에서 있었던 일이라 저는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는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두통은 거의 없어지고 병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체험하게 되었고 누가 뭐래도 믿음과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태해져 기도가 소홀해졌습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아들에게 아토피가 생겼습니다. 너무너무 심해져서 약을 먹어도 안 듣고 여기저기 병원을 다녀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있자니 저 역시 제 탓인 것 같아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때 사무실 앞에 있는 삼성동 봉은사에서 33관세음보살님 기도 입재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무조건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씩하는 신묘장구대다라니(108독) 독송을 시작으로 매달 성지순례에 빠지지 않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16번째 성지순례를 갔다 오고 나서 우연찮게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저희 아들이 3개월 만에 아토피가 완전히 나았습니다.

저는 집에서도 걸어 다니면서도 잠자리에 들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관세음보살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유튜브로 광우 스님 법문을 듣게 되었고 제가 왜 아픈 건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 말씀 중에 기도만 하지 말고 보시와 봉사와 포교도 중요하다는 말씀에 법화경 사경도 하며 지내다가 남편과 항상 가는 조계사에 가서 화엄성중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 정도 기도하였을 때 지역법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관악경찰서에서 하는 지역법회에 가서 이선영 부회장님 권유로 교무 소임을 1년 반 정도 하다가 지금은 현재 지역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가피를 늘 받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깨닫고 있습니다. 종교생활로 반대가 심했던 남편도 금강경 사경을 다섯 번씩 하고 지금은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사경 중이랍니다. 무엇보다 너무나 감사한 부처님 가피입니다.

지금은 지역 보살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는 관악 지역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보시하는 수행을 하고자 합니다. 조계사에 누가 되지 않는 불자로 열심히 살고자 합니다. 발로 뛰어다니며 포교하고 정진하는 불자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최희원 (혜인화, 관악구 지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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