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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질문> 합장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합장이 불교 고유의 인사법이 아니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고, 합장의 방법도 여러 가지라고 합니다.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답변> 질문하신 것처럼, 합장(合掌)은 불교에서 유래된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고대 인도(印度)의 전통 인사법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인사법이 되었습니다.
불자가 되면 신행 활동을 할 때나 사찰에 드나들 때 준수해야 할 기본예절을 갖추어야 하는데, 합장은 사찰의 예불이나 법회 등 불교 의식,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이 쓰이는 예법입니다. 그런 이유로 합장에 담긴 뜻을 바로 이해하는 것과 바른 자세로 합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스님 역할로 등장하는 배우가 합장을 한 손만으로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로 무협(武俠)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인데, 중국에서는 한쪽 팔을 잘라 진리를 구했던 혜가(慧可) 대사의 가르침을 잇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손의 인사는 멋있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결코 바른 자세라 할 수 없습니다. 합장 인사를 하고 싶은데 손에 무엇인가를 들었을 경우나 합장을 할 수 없을 때는 한 손으로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합장은 두 손을 펴서 합하는 행위입니다. 글자 그대로 손바닥을 합치는 자세입니다. 글자도 합한다는 뜻의 합(合)자, 손바닥 장(掌)자를 쓰지요. 손바닥을 밀착하여 빈틈이 없게 하고 손가락 사이가 벌어지지 않게 하면 바른 자세라 하겠습니다.
두 손을 모으는 일은 흩어져 있던 자신의 마음을 하나로 합하여 일심(一心)이 되도록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는 것은 마음이 진실해 지는 것이고 지극해 지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경전을 읽거나 염불을 하고 또는 절을 하게 되면 시종일관 흐트러짐이 없이 그것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시작이 바르면 과정도 훨씬 좋아집니다. 합장은 그런 시작의 출발점입니다.
또한 합장은 인사하는 상대를 존중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지금도 인도 사람들은 합장하는 한 손은 자기 자신을,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의미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손을 합치고 모으는 것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의미처럼 나와 같은 존재, 동일(同一)한 존재로 존중하겠다는 뜻이 있는 것입니다.
합장의 모습은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손을 연꽃 모양으로 마주 합하는 연화(蓮花) 합장, 손가락을 교차하여 마주하는 금강(金剛) 합장이 있다고 합니다. 합장할 때 손가락을 벌리면 교만심을 보이는 것이라 해서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손가락과 손바닥을 밀착한 합장을 주로 합니다. 반면 티베트 같은 곳에서는 손가락은 붙이되 손바닥 사이에 약간의 공간을 두면서 허심(虛心)이나 공심(空心)을 의미하는 합장을 하기도 하고, 엄지를 손바닥 사이의 공간에 두어 피어나기 전의 연꽃을 상징하는 합장을 주로 한다고 하네요. 이는 빈 공간과 연꽃 모양을 통하여 보리심을 표현하려는 것입니다.
합장한 두 손은 앞가슴 명치 끝에 가볍게 붙이되 너무 경직되지 않도록 합니다. 합장한 두 손의 끝이 턱 밑쪽에 가까이 이르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두 팔은 일직선에 가깝도록 하며 너무 딱딱한 느낌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몸을 똑바로 세워서 흔들지 않도록 합니다. 합장한 상태에서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바르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합장은 두 손을 통해서 마음을 모으고, 나아가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 하나의 진리 위에 합쳐진 한 생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또 그런 마음으로 상대방을 지극히 공경하게 되면 하심(下心) 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 마음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합장은 경건하고 바른 자세로 해야 합니다.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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