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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사색의 뜰

부처님! 감사합니다

  • 입력 2023.07.01

조계사 대웅전 중창 불사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을 때 우연인 듯 조계사를 찾았는데 그때 처음 법당에 계신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많은 신도들로 빈틈을 찾기 어려워 가까스로 삼배만 올리고 나왔습니다.

 

그 후 바쁘게 지내느라 조계사를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쁜 막내딸의 건강에 갑자기 심각한 이상이 생겼습니다.

 

급하게 병원에 입원시키고 난 후 딸을 위해 어미로서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무력감에 병원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그때 문득 5년 전 잠깐 방문했던 조계사가 떠올랐고 저는 한달음에 조계사로 달려갔습니다. 

 

 

 

중창 불사가 끝난 대웅전에는 세 분의 부처님이 웅장한 모습으로 앉아계셨는데 세 분의 부처님을 뵙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 여기가 바로 나의 기도처구나! 라는 생각이 가슴에 꽉 차올랐습니다. 저는 부처님께 매달리다시피 울며 기도했습니다. ‘부처님! 우리 딸 좀 살려주셔요. 저의 딸 병만 낫게 해주시면 부처님일 뭐든 하겠습니다.’ 부처님을 향해 굳게 약속을 하고 애타게 매달렸습니다.

 

백일기도를 올리고 매일 법당에서 108배와 금강경 독송 7독, 지장경 기도까지 꼬박 4시간에 걸쳐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한 달쯤 되었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딸의 증세에 조금씩 차도가 보인다며 그렇지만 어쩌면 평생 약을 복용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에 또 한 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어려움을 주시냐고 너무하다고 부처님을 원망하며 여러 날을 울면서 지냈습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지쳐서 우울하게 지내던 어느 날 깜빡 잠이 들었는데 ‘몸도 못 가누면서 나와 약속을 지킬 수 있겠느냐. 빨리 일어나라!’ 청천벽력처럼 호통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예!’하고 일어나보니 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조금씩 몸을 추스르며 정신을 가다듬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을 향해 정성껏 절을 올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 정진하였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서 막내딸은 병원에서 완치판정을 받고 직장에 복귀하여 다니며 대학원 과정도 무난하게 마쳤고, 지금은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아 저에게 금쪽같은 손주도 안겨주었습니다.

 

 

이 모두는 진정 부처님의 보살핌이요 가피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사에 다니며 기도를 이어가던 중 기본교육을 받고 경전공부와 불교대학의 과정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하나씩 배워나갔습니다. 그리고 지역법회와 인연이 닿아 제가 살고 있는 중구지역의 지역법회에 매달 참석하다가 총무 소임에 이어 지역장 소임을 7년간 맡아 활동했습니다. 이어 신도회 사무처에서 4년 동안 교육부장 소임을 보았고 지금은 중구지역본부의 부회장 소임을 맡고 있는데 이 모두는 부처님의 가피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수 없습니다.

 

신도회에서 소임을 맡아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때로 어려운 경우를 만나기도 하지만 이 모두는 부처님께서 저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거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느 때부턴가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처럼 나오는 인사가 있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김점희 (묘법화, 27대 신도회 중부지역본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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