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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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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대학생회 수련회

  • 입력 2005.08.23
  • 수정 2024.11.15

 

조계사 대학생회! 그 이름만 들어도 젊고 힘이 느껴지는 우리들이 이번 여름을 맞아 경기도 여주에 있는 신륵사를 다녀왔다. 불기 2549년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2박 3일의 수련회 일정은 마지막 날 많은 법우들이 아쉬워했을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그만큼 법우들이 불교를 사랑했기 때문이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대학생회 식구들이 어떻게 신륵사에서 여름을 보냈는지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첫째날>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게 도착한 우리들은 도착 후 공양을 하였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던 법우들에게 신륵사 보살님들이 주신 공양은 이제부터 2박 3일 동안 우리들의 어머니노릇을 해 주실 분들이라고 알려 주듯이 그 맛이 집 밥 못지 않게 맛과 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신륵사 문화재 답사. 경기도 문화관리재청에서 근무하시는 보살님의 설명을 들으며 보물 180호로 지공, 나옹, 무학 3화상의 영정을 모셔 놓은 조사당을 보았고 극락보전 앞에 위치한 보물 225호인 신륵사 다층석탑을 보며 흰 대리석이 당시 얼마나 귀중한 옥석이었는지, 용의 발톱 개수에 따라 그 중요도가 달라지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국가에서 위험인물로 지정할 정도로 도력이 높으시고 그 덕망이 높으셨던 나옹화상의 전신사리가 안치된 보물 228호인 신륵사 보제존자석종은 그 양식이나 규모면에서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리탑이었다.

 

 

‘나의 청수물을 기다리는 아귀들을 생각하면서’- 경미 법우님

‘공양에서 음식을 남김 없이 먹으면서 다시한번 음식의 소중함을 각인하였다.’- 진 법우님

 

 다음은 우리가 끝나는 날까지 하게 될 발우공양 예법배우기 시간이었다. 법사스님인 보련스님의 지도로 시작된 발우공양은 처음이라 그런지 발우를 펼쳐서 공양을 하고 마치기까지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어 발우공양의 문턱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발우보를 펼쳐서 다시 묶고 청수물에 찌꺼기가 있으면 다 마시고 단무지로 설거지를 하는 등의 생소한 예법들이 법우들에게 다가왔지만 우리는 기꺼이 악수를 하고 반겼다.

 

‘스님들이 얼마나 존경받을 만한 분들인가...’- 혜진 법우님

‘마치고 나니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민정 법우님

 

다음은 용맹정진! 이번 수련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수련회 기획할 때부터 기대한 프로그램이었다. 대부분 초심자들이었기에 그 설레임과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우리 대학생회는 4명의 1080배를 성공한 법우와 최하 600배를 성공하여 불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용맹정진은 그 다음날에도 우리의 허벅지를 괴롭혔지만 법우들은 이제 그 고통과 웃으며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져 있었다.

 

 

<둘째날>

세 시간도 채 못잔 법우들이 새벽예불을 하겠다고 극락보전으로 향했다. 신륵사 스님들과 함께 시작한 새벽예불은 아직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새벽 공기와 더불어 우리들의 잠을 깨워주었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들은 천수경을 읽었고 이 시간만큼은 모두들 수행자처럼 반가부좌를 틀고 마음속의 부처님을 만나뵈었다.

‘두 번째 우린 차는 도반도 같이 안 마셔’ -보련스님

‘너무나도 소중하고 소중한 시간’ - 찬웅 법우님

 

다음으로 이어진 프로그램은 다도 배우기였다. 평소 바쁜 일상에 지쳐 차 한잔 음미할 여유도 없었던 우리 대법 식구들! 이번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 보련스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대이상의 편안함과 만족감을 선사해 주셨다. 문화관에서 실시된 다도 배우기는 참선 음악과 함께 주위 산새들의 지저귐으로 인해 전날 피로에 지친 법우들에게 활력을 재충전해 주었던 시간이었다.

 

 

저녁공양을 마친 후, 다음 프로그램은 바로 불교사 세미나. 선배님이 몸소 찾아와 주셔서 대법식구들에게 한국불교의 현 위치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우리들은 한국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였다. ‘젊은 불교 만들기’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조계사 대학생회로서 우리들은 평소에는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던 것들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의견을 내고 수렴하며 지식인 의 면모도 서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서로 칭찬을 해 주면서 우애를 다졌던 캠프파이어도 잊지 못할 것이다' - 준영 법우님

 

수련회에 심신이 피곤했던 법우들에게는 이 프로그램이 기다려졌을 것이다. 바로 캠프파이어! 모닥불을 피워 놓고 감자와 고구마를 곁들이고 그동안 묵언, 차수 수행으로 하지 못했던 말들을 속 시원히 말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원을 쓴 종이를 기도와 함께 태우는 의식, 평소 칭찬을 하지 못했던 법우들끼리 나눠보는 칭찬 릴레이는 법우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었다. 그렇게 우리 식구들은 마지막 밤을 지새웠다.

 

<셋째날>

 하루의 일과는 여전히 새벽예불로 시작되었다. 둘째날과의 어색함과 피곤함은 이제 우리와 이별하고 익숙하고 보다 능숙하게 우리 법우들은 새벽예불에 임할 수 있었다. 끝나고 보련스님과 함께한 탑돌이는 법우들에게 조금 더 불심을 키우는 수행이 되었으리라!

 

그리고 다음은 소감문 작성 및 법우들에게 한마디씩 글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쁜 그림부터 재치있는 한마디로 법우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우리 대법식구들은 이 시간으로 말미암아 짧게 느껴졌던 그동안의 수련일정이 다시 각인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수련회 일정인 수계식이 거행되었다. 모두들 참회진언을 외우고 연비를 받고 수계를 받았다. 지금까지의 삶을 반성하면서 이제부터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연소 법우부터 선배님들까지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마당이었다.

 

 '다음에 수련하게 되면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시작해야...' - 경탁 법우님

 '앞으론 법회 때 열심히 절하고 쉽게 타협하는 행동을 고쳐가야지' - (동생)지영법우님

 '그동안 잊고 있던 핸드폰, TV등...속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쉽기만하다' - (언니)지영법우님

 

이렇게 우리들의 여름 수련회는 모든 일정을 마치고 가슴속에 하나씩 부처님을 모시게 되었다. 당장 앞에는 크고 작은 시험이 있고 먼 미래에는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게 될 우리 대학생 법우들은 이번 수련회로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형식상으로 가는 수련회인 줄 알고 휴가 겸 왔다고 했던 신입법우, 예상 밖의 힘든 수련으로 당황하고 힘들어했던 법우들 모두 다음 수련회 때도 꼭 참가 하겠노라고 수련회의 ‘맛’을 알았다고 소감문에 적고 있었다. 수련회를 기획하고 진행하였던 필자를 비롯한 집행부 법우들, 그리고 시종일관 법우들을 보살펴 주신 보련스님에게는 얼마나 가슴 뭉클한 글들이었는지 모른다.

 

이번 수련회에서 느낀 점을 초석 삼아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잡고,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우리 대학생회 식구들은 앞으로도 참된 불자의 길을 걸어 갈 것이다. 우리들이 있는 한, 조계사 대학생회가 있을 것이고 우리들의 불심이 있는 한 불교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감히 확신해 본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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