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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덕분에, 남편 때문에 행복한 사람들

  • 입력 2007.08.13
  • 수정 2024.11.20

잠시 먹구름이 지나가고 오랜만에 태양이 쏟아지는 날이었다.

 

2007. 8. 11. 오후 1시가 넘어서서 흐르는 땀을 그냥 두고 손가방과 카메라를 챙겨서 조계사 교육관으로 향했다.

교육관에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전화를 했다. 오늘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한 기본교육 56기 주간반 반장 윤민현님과 총무 김신자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서로 인사를 하고 난 뒤에 교육관내에 있는 묘경스님의 집무실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방안에 어색함이 있었지만 남자다운 용모와 넉넉한 마음을 지닌 윤민현님이 어색한 듯 말문을 열었다.  

 

“어릴 때는 교회에도 나갔고, 물론 절에도 가끔 갔지만 이렇다 할 신앙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저의 아내는 확실한 불교 집안에서 컸고, 믿음도 있어요, 제가 이렇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게 된 것은 저의 아내 덕분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서 해남 대흥사에 자주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전에 우연히 이웃의 권유로 교회에서 부흥회를 할 때의 일입니다. 그 때 목사님의 말씀이 한마디도 귀에 들리지 않았지요.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는 저의 마음속에는 늘 부처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작년 5월경에 조계사 절에 왔다가 간 뒤에 부처님 상이 마음속에서 떠오르지 않고, 저의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불안한 마음 가운데서도 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저 혼자서는 힘들 것 같아서 남편과 같이 신청하여 교육을 받게 된 것입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다시 저의 마음속에 부처님이 자리하게 된 것입니다.”

수줍은 듯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김신자님의 말씀이다.

 

 

기자 : 두 분이 부부이신가요?

(이구동성으로) “예, 그렇습니다.”

 

기자 : 이번에 부부가 같이 기본교육을 수료하게 되었는데, 교육을 받으면서 느낀 점은?

 

“저는 천성이 낙천적인데도 교육을 받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져서 아!~아! 하고 말문이 막힐 때도 있었습니다. 만발식당 봉사활동을 하면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감정을 맛보았던 것입니다. 또한 일일출가 때에는 명본 스님, 도문 스님, 은초 스님의 열정적인 교육과 참선,  발우공양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여 마음이 기뻤습니다. 제가 이렇게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게 된 것은 다 저의 집 사람이 옆에서 도와준 것 때문입니다. 만약 저 혼자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면 아마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예불이 뭔지 반야심경이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을 했으니 혼자 했으면 좀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당신은 어땠는가요?”

 

“저도 교육을 받으면서 신심이 깊어지는 것을 느꼈고, 무엇보다도 남편이 옆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 저도 더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단지 저의 남편이 반장인데, 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저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하여, 도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었어요.”하고 수줍은 듯 웃는다.

 

기자 : 어떤 점에서 부군께서 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고 느꼈는가요?

 

“저희 반은 총원이 40명인데 그 중에서 거사님은 다섯 분이고, 나머지는 보살님들입니다. 제 남편이 반장으로서 도반들과 화합을 위해 어울려야 할 때도 저 때문에 일찍 귀가해야 하기 때문에 도반들과 같이 어울릴(?) 기회가 적어서 반장으로서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저의 아내 때문이 아니고, 저가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교육이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인데, 모두들 교육이 끝나면 자기 일들이 있어 바빴고, 저희들 또한 가게가 있어 좀 바빴던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저의 성격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도반들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아요. 도반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교육을 받았기에 오늘 저희 반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40명 중 38명이 무사히 수료식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기자 : 아내를 감싸고 도반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넉넉해 보여 좋습니다. (다 같이 웃음)

“저희들은 앞으로 불교를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 담임 스님이신 묘경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반야심경반이나 천수경반에 계속 다닐 것입니다. 시간이 난다면 불교 요가에 대해서도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어떤 직책을 맡게 된다면 그 자리가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혜등 윤민현님과 반야행 김신자님의 행복한 수행이 되기를 바라며 자리를 떴다.

--나무관세음보살  

 

 

 

 

기자 : 오늘 기본교육을 수료하고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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