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종의식
장엄한 종소리가 한국 불교의 중추인 조계사에 울려 퍼졌고 참가자들은 합장한 뒤 묵념해 고인들을 추모했다.
‘무차대회’란 종교를 떠나 차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법문을 듣고 공양을 대접하고 재물과 불법을 보시하는 일종의 공동회식 법회이다. 보시정신에 근거해 부처님의 덕과 자비를 모두에게 나눠 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날 행사는 1부 ‘노동자를 부처님으로’, 2부 ‘노동자, 불교와 만나다.’ 라는 주제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환경미화원, 학습지 교사 등 현장에서 용기 있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며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마음껏 웃고 편안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달했다. 또, “그동안 불교가 사회적 갈등과 아픔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앞으로 노동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을 노동자들과 토론하며 해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했다.
▲ 총무원장 자승 스님
이어서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회사와 사회를 위해 땀 흘려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아 삶의 희망을 잃게 하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라며 “이럴 때야말로 이런 무차대회 정신이 필요하다. 이런 잘못된 사회를 바로잡아 나가는 큰 역할을 우리 스님들께서 앞장서서 이끌어 달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님들이 노동자들에게 저녁공양을 직접 대접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 위원장 종호 스님 등 조계종의 스님들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했다. 스님은 일일이 노동자의 손을 잡아가면서 맛있게 들라는 덕담을 했다.
▲ 배식 시간, 스님과 노동자가 정답게 손을 맞잡고 있다
배식을 마친 뒤, 스님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마당에 앉아 저녁 공양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탁자마다 스님과 노동자, 불자와 시민들이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시간이 펼쳐졌다.
▲ 스님과 노동자들이 한데 어울려 저녁공양을 하고 있다.
저녁공양이 끝나고 가진 2부 문화행사가 진행되었다. 주요 인사들이 무대에 올라 격려의 인사말을 전하는 가운데, 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장인 도법 스님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화두인 노동의 가치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인간적이고 바람직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사찰과 불교인들이 함께 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족한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인 종호 스님은 “노동자의 권익과 불교적 대안을 모색하고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구현하고자 노동위원회를 출범했다.”며 “노동위는 연대와 투쟁, 또 조정을 통해 늘 노동자 여러분과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격려했다.
이어진 문화행사로 노래패 ‘꽃다지’의 노래와 JW지회 노동자의 율동패,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노래패, 골든 브릿지 투자증권 노동자들의 율동과 합창단 등의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지친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를 위해 올리는 서원문 낭독을 끝으로 무차대회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