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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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지역모임, 군 법당 가다
장마전선을 뚫고 군 법당에 가다
▲ 군 법당을 찾은 고양시 지역불자들
7월 14일 오전 8시 50분. 장마전선이 남북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장대비를 뿌리다 잠시 쉬는가 싶더니, 자유로를 달리는 차량 위로 ‘우두두’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궂은 날씨에도 고양지역 불자 14명은 장마전선을 뚫고 휴전선 인근 파주 제1포병여단 655포대 안 호국 건영사로 향했다. 한 달에 한 번 군장병들을 만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늦지 않게 도착한 부대 앞에는 차량 방어용 장애물이 갈지자로 놓여 있었다. 그 뒤로 진초록 우비와 철모 차림의, 어깨에 총을 멘 군장병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초소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법당에 들어서자 이미 도착한 불자들이 장병들에게 줄 탕수육을 만드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 장병들에게 줄 탕수육을 조리하고 있는 불자
오전 9시 45분이 되자 산기슭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우비를 걸친 장병 50여 명이 줄 어 불자들에게 다가왔다. “충성!” 군인들은 환하게 웃으며 경례했다. 불자들은 잘 왔다며 어깨를 다독이고 군인들을 법당 안으로 맞이했다.
찬불가를 시작으로 오전 10시부터 법회가 진행되었다. 예불의식 후 김본길 포교사의 ‘인연 법’ 이야기가 이어졌다.
▲ 김본길 포교사가 법문하고 있다
법회 중, 갑자기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전기가 나갔다. 한 군인이 뛰어들어오며 “법당 옆 아름드리 참나무가 뿌리째 뽑혀 넘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놀란 마음에 조심스레 법당 밖으로 나가보니 건물 옆으로 커다란 나무가 차량 위에 넘어져 있었다. 이 큰 나무가 건물 위로 넘어졌다면? 아찔한 생각이 스쳐 갔다. 다들 천만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 법당 바로 옆으로 넘어진 나무, 뿌리째 뽑혀 쓰러져있다
당직사관이 어디론가 바쁘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부대장과 부대 간부들이 법당 앞에 모여 상황을 살핀 후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해갔다. 부대장은 장병들이 무사한지 확인한 뒤, 불자들에게도 말을 걸었다.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인사를 나누고 부대 장병들의 종교 활동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하늘은 오전 출발 때와 달리 맑고 화창했다. 오늘 일을 되새기며 다시 자유로를 달렸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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