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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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 3재
관욕의식으로 업장 소멸
▲ 백중 3재
7월 24일은 백중 3재를 올리는 날이다. 법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데, 7시부터 이미 대웅전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쏟아지는 비도 아랑곳하지 않은 불자들이 아침 일찍 법당을 찾았기 때문이다.
백중(음력 7월 15일)은 ‘우란분절’이라고도 하며 불교의 5대 명절 중 하나다.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안거를 마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린 것에서 유래했다. 스님들은 한곳에 모여 자신의 허물을 고백하며 참회하였으며, 영가를 위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들려주고 염불하는 재의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조계사 ‘백중 49재’는 백중(8월 21일) 49일 전부터 시작되었다. 백중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하여, 49재 의식과 같은 순서로 봉행했다. 초재는 시련(불보살님 청하기), 2재는 대령(영가 맞이하기), 3재는 관욕(영가를 목욕시켜 업장 소멸하기)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앞으로 남은 4재~7재는 상단불공(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고 기원하기), 신중퇴공(신중전에 기원하기),관음시식(영가전에 공양올리기), 봉송(영가 방생지로 안내하기) 주제 순으로 봉행된다.
오전 10시 노전 선원 스님의 집전으로 부처님께 예불을 시작했다. 천수경 독송과 지장보살 정근 후, 기도 동참자들의 축원으로 상단불공을 끝냈다.
이어진 법문에서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은 “우란분절 기간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간이다.”라고 말하며,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법문하고 있다
새벽에 여우 울음소리를 들은 부처님은 날이 밝자 제자들에게 ‘여우 울음소리를 들었느냐? 그 여우는 종기를 앓아 울고 있었다. 누군가가 여우의 종기를 낫게 해주면 (여우는) 은혜를 꼭 갚을 것이다. 짐승도 그 은혜를 갚을 줄 아는데, 하물며 사람이 은혜를 저버려서야 되겠느냐. 어리석은 사람은 그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 은혜의 작고 크기를 떠나서 그 은혜는 갚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한 제자가 ‘부모님의 은혜를 갚으려면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부처님께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다음 8가지를 가르쳐 주셨다.
첫째, 부모은중경을 써라.
둘째, 부모은중경을 읽고 외워라.
셋째, 죄와 허물을 참회하라.
넷째, 삼보에게 공양하라.
다섯째. 오계(五戒)를 받아 지녀라.
여섯째, 부모님을 위하여 보시하라.
일곱째, 부모님을 위하여 복을 닦아라.
여덟째, 이렇게 하면 효도하는 자는 살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진다.
법문을 마친 주지스님은 다음 주 4재부터는 ‘목련경’에 대해 법문하겠다고 예고하였다.
영가시식 전, 퓨전국악 1세대인 추계대학교 강호중 교수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노래 ‘꽃분네야’와 병중에 계신 아버지를 안타까워하는 노래 ‘아버지’ 두 곡을 불렀다.
▲ 추계대학교 강호중 교수가 ‘꽃분네야’를 부르고 있다
꽃분네야 꽃분네야
너 어디로 울며가니 우리엄마
산소옆에 젖먹으로 나는 간다
한번가신 우리 엄마 어디가고 못오시나
우리엄마 우리엄마 언제다시 오시려나
-국악가요 ‘꽃분네야’ 中
‘어머니 생각에 차마 눈뜨고는 부르지 못한다.’는 강호중 교수의 노래가 울려 퍼지자, 법당 안 이곳저곳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불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이어진 관음시식에서 주지 도문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이 영가축원을 하였다. 금강경을 15분(分)부터 32분(分) 끝까지 독송하고 대웅전 안에서의 의식이 끝났다. 신도들은 불단에 올렸던 부모은중경(변상도 인경)을 머리 위로 받든 채, 주지스님과 17개의 번을 따라 마당의 법계도를 돌았다.
▲ ‘부모은중경’ 인경을 머리에 이고 법계도를 도는 불자들
‘목련존자의 길’을 지나고 8각10층 부처님진신사리탑을 돌아 소전대 앞에 모이자, 소전의식이 봉행되었다. 신도들은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나무아미타불’ 을 연이어 불렀다. 저승에 있는 영가들이 오늘의 의식에 동참하여 부처님 말씀과 염불 소리를 들었기를, 지혜의 문이 열려 바른길을 찾아가기를 모두가 한마음으로 발원하였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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