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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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 3일기도 회향법회
▲ 칠석 3일기도 회향법회(칠월칠석)에 동참한 불자들이 조계사 앞마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견우와 직녀가 그리움의 강을 건너 만나는 일 년 중 단 하루,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임을 만나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지는 칠석날. 그들을 위해 다리를 만들어주느라 세상에 까치와 까마귀는 한 마리도 없으며, 어쩌다 있는 것은 병이 들어 하늘로 올라갈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한다. 또 까마귀와 까치는 이날 다리를 놓느라고 머리가 모두 벗겨지게 된다고 한다.
회화나무에서 매미의 합창이 한창인 8월 13일, 염천의 조계사 대웅전과 마당은 더위도 잊은 듯 창창한 기도를 올리는 불자들로 어느 때보다 경건하였다.
▲ 조계사 대웅전 안을 가득 메운 불자들
2시간여 동안 올린 정성스런 염불공양은 불자의 마음에 부처님의 큰 가피를 심었다. 염불소리는 법문을 여는 커다란 문(門)처럼 힘찼으며, 끊임없이 정근하는 불자들의 모습은 어떠한 아름다움보다 뛰어났다.
▲ 눈을 감고 정성스럽게 기도하는 불자들
염불공양 후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은 칠월칠석의 유래를 사부대중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주지 도문 스님은 “칠석은 양수인 홀수 7이 겹치는 날이라 길일로서, 옛날부터 칠석에 정성껏 음식을 차려놓고 자식을 위해 기도를 올리면 자손들이 무병장수하고, 수명이 증장하였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칠월칠석에 내리는 빗물을 받아 목욕하면 땀띠·부스럼이 치료되는 약물로 여겼으며, 일 년 중 가장 좋은 햇볕에 책이며 세간살이를 내어 말리고 밀전병 밀국수 복숭아 화채를 먹는 관습이 내려온다고 한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주지스님은 북두칠성이 주는 복과 수명, 인연에 대해서도 세세히 말했다. 민간신앙으로 ‘칠성신’이라고 하여 탕랑성·거문성·녹촌성·문곡성·염정성·무곡성·파군성에 정한수를 떠 놓고 칠성님께 길흉화복 업장소멸 무병장수 원만성취를 기원하는 풍습이 전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칠월칠석의 유래설화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견우와 직녀는 한 해에 한 번 만날 수밖에 없다. 게으름으로 인해 이별의 과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설화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부처님께서는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부지런함은 모든 좋은 일의 근본이며 모든 좋은 일의 시작’이라고 하셨다. 부처님은 부지런함의 공덕에 대해 ‘함부로 굴지 않고 게으르지 않으면 이생에서도 좋은 과보를 얻고 내생에서도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수행하기에 게으르지 않으면 반드시 해탈을 얻으리라.’고 강조하셨다. 열반하는 그 순간까지 당부한 마지막 말씀은 ‘모든 것은 변한다.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는 것이었다. 다른 경전에서도 게으름을 책망하고 부지런함을 권장하는 말씀이 수없이 나온다. 세상의 모든 일이 부지런해서 망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반대로 게으름을 떨쳐내지 못하고는 어떤 성취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실패는 그 원인의 절반이 게으름에 있다.’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칠월칠석이 주는 좋은 기를 받아 모든 불자가 평안하고 원만성취하기를 바라며 ‘칠석 3일 기도’ 회향을 사부대중과 함께 여법하게 마무리하였다. 회화나무의 매미는 깊어가는 여름이 아쉬워 대웅전 앞마당을 온통 그들만의 연주로 가득 채웠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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