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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단체 탐방- 소임본부 교육지원팀

  • 입력 2013.08.25
  • 수정 2024.11.29

지혜로운 불자, 공부하는 불자를 꿈꾸며

▲ 9월에 개강하는 불교기본교육을 위해, 조계사 앞마당에서 접수 봉사를 하고 있는 교육지원팀

 

올해는 여느 해보다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 무더위도 자연의 섭리만은 어기지 못한다는 듯 슬그머니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침저녁 어깨를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가슴 조이며 기다리는 그리운 이의 편지만큼이나 반갑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을 앞두고 좀더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김미용(52, 법명 대덕행) 팀장을 비롯한 교육지원팀 팀원들이다. 3월과 9월이면 사중의 모든 강좌가 한꺼번에 개강하기 때문이다. 개강을 한 달쯤 앞두고부터 기본교육 강좌와 불교대학 등 사중 교육 프로그램 홍보와 상담, 접수 등으로 팀원들의 하루하루가 매우 분주하다.

 

 

▲ 수강신청서 작성을 돕는 교육지원팀
 

지혜는 배움을 거쳐야 얻을 수 있으니

교육지원팀은 인원이 단촐(20여 명)한 점도 있지만 교육상담을 아우르는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에서 ‘소수 정예’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이 주요 연령대인 팀원들 대부분이 공부에 대한 의욕이 남달라 불교대학 또는 불교대학 원을 마쳤거나 재학 중이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젊고 학구적이며 공부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불자들이 노력해서 크게 세 가지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첫째, 모르는 것을 보고 읽고 듣고 배움으로써 얻는 문혜(聞慧), 둘째, 배운 진리를 깊이 생각해서 얻는 사혜(思慧), 셋째, 그것들을 직접 수행하고 실천해서 몸소 체험함으로써 얻는 수혜(修慧)를 말한다. 이를 ‘문, 사, 수’라고 줄여서 말하는데, 지식을 배우고, 그 지식을 깊이 헤아리고, 마지막으로 실천에 옮김으로써 실증적 지혜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그런 만큼 교리 공부가 깨달음의 전제조건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저희가 교육국을 지원하는 팀이다 보니 자연스레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애초 불교대학을 마치고 팀원이 되기도 하지만, 봉사하려고 팀에 들어온 사람도 도중에 공부에 흥미가 생겨 불교대학도 가고 대학원에 진학도 하게 돼요. 그게 저희 팀 특성이죠.”

대덕행 김미용 팀장은 설명하는 중간에도 팀에 대한 자긍심을 꾸밈없이 드러낸다.

“종무행정(12명)과 기본교육(8명), 재일 봉사, 이 세 가지 봉사가 저희 팀의 주요 소임이에요. 종무행정 담당은 교육 상담과 접수를 2명씩 6개조로 나눠서 봉사하고, 기본교육 담당은 2명씩 4개조가 출석 확인과 수업 준비 및 진행을 맡고 있어요. 재일 봉사 담당은 초하루, 관음재일 등에 법문 요약, 신도 건의사항 등을 기록해 보고서를 올립니다.”

사실 20여 명의 팀원들이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봉사량이다. 하지만 이미 숙련된 이들이라 너끈하게 해낸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 교육지원팀 김미용(대덕행) 팀장이 강의를 진행할 스님을 안내하고 있다

 

▲ 수강생을 안내하고 있는 교육지원팀

 

초등학생부터 팔순 노인까지, 공부 연령층 넓어져

아직도 불교를 우상숭배의 미신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안타깝게도 그건 그들의 잘못이기에 앞서 우리 불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부처님 법, 진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그들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논리가 부족하니 전달하는 데도 적극적이지 못하다.

요즘 다양한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적인 연결망 서비스)와 언론매체를 통해 인기 있는 스님들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 덕분에 불교에 관심을 갖는 연령층이 젊어지고 있다. 그 영향을 교육국 접수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엄마 손에 이끌려 기본교육을 받으러 온 초등학생을 비롯해서 교리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고 찾아온 고등학생, 팔순 훌쩍 넘은 불교대학원생 노보살님도 계시다.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강의실을 찾는, 그런 불자들을 만나 상담하고 지켜보면서 어찌 공부 발심이 되지 않겠는가. 달라진 이런 분위기가 팀원들 사기를 높여주는 보약이고 감로수란다.올해는 8월 셋째 주가 휴가의 절정이라고 한다. 사중 봉사자들 역시 이 시기에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나면 교육지원팀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9월 개강 시즌이 기다리고 있어 모두 ‘올인’을 각오하고 있다.

 

▲ 불교대학 1층 사무실에서 교육지원팀이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눈을 감고도 술술 떠오르는 경전 구절을 외다가 어느 순간 문득 ‘아, 나는 이 구절의 뜻을 알고 있는가?’라고 의구심이 생긴다면, 조계사 교육국 문을 열고 들어서라. 그곳에는 문 열고 들어서는 불자들의 손을 잡고 ‘문, 사, 수’ 지혜의 길로 이끌어줄 도반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부처님 법을 배우고 익혀 사유하고 실천하는 참불자들이 있는 한 부처님 말씀은 세세생생 전해져 인류가 참행복의 열반락을 누리게 될 것이다.

 

▲ 조계사 불교대학

 

 

[잠깐 인터뷰] 김미용(대덕행) 팀장

 

▲ 교육지원팀 김미용(대덕행) 팀장

 

아주 특별한 인연 ‘석가모니불’ 정근

2009년 12월 중순경, 한 보살이 낯선 조계사 대웅전 앞에 서 있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 둘 다 동시에 수시전형으로 명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길이었다. 두 아들 뒷바라지에만 전념했던 그가 그렇게 달려온 건 부처님께 드린 약속 때문이었다. 대덕행 김미용 교육지원팀 팀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태어나기 전부터 제 주위가 온통 불자들이었으니 저는 모태불자였어요. 외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시댁 가족 모두 신심이 돈독하셨어요. 아이들과 어릴 때부터 절에 다녔는데, 보는 사람마다 봉사 좀 하라는 거예요. 죄송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애들 대학만 들어가면 부처님 일 하겠다’고 약속했었고, 조계사로 온 건 신기한 예지몽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바로 2010년이 조계사 개산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조계사에 행사가 참 많았던 그 해에 김 팀장은 불교대학에 입학했다. 그의 나이 50세였다.

“《법화경》 〈신해품〉의 장자궁자처럼 집을 떠나 온갖 곳을 떠돌다가 50년 만에 부자인 아버지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어요. 마침 제가 50세라는 것도 무슨 암시 같았죠.”

집안일에만 몰두해온 그의 생활이 그때부터 엄청나게 달라졌다. 불교대학 54기 부학생장에 선출되고 3천배 행사 때 ‘석가모니불’ 정근을 집전하더니, 직장직능법회(당시 대승법회) 총무차장을 거쳐 부단장까지 맡게 되었다. 당연히 조계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가장 당황한 건 가족들이었다. 가족을 위해 완벽하게 헌신했던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것이다. 다행히 가족들이 그의 뜻을 잘 이해하고 존중해주었고, 특히 부산의 시부모님은 “그런 일을 아무나 하나” 하며 오히려 자랑스러워하셔서 부담 없이 교육지원팀 일에 집중할 수 있엇다.

사실 그는 ‘석가모니불’ 정근에 대한 감정이 각별하다. 어느 날 운전 중에 영인 스님의 석가모니 염불 테이프를 틀었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때부터 ‘석가모니불’ 염불을 하고 싶었는데 절에서는 대부분 관세음 정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처음 조계사 대웅전 사시예불에서 ‘석가모니불’ 염불을 들었을 때의 감동을 그는 잊지 못한다. 게다가 불교대학 3천배 행사에서 석가모니불 정근을 직접 집전했으니, 또한 기이한 인연이다.

“저녁에 행사 시작부터 새벽예불 전까지 석가모니불을 한껏 외쳤는데, 대웅전 마당에서 함께 정근한 불교대학 도반들이 제가 신들린 것 같다고, 저래서 어찌 목소리가 남아나겠느냐고 걱정했대요. 그런데 저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힘이 났고 목소리도 멀쩡했어요. 그 체험이 제겐 무척 큰 계기였어요. 믿음에 대한 확신도 생겼죠. 그렇게 석가모니불 정근을 세 번이나 집전했어요.”

김 팀장의 가방에는 《법화경》이 늘 들어 있다. 시간만 나면 어디서든 꺼내 읽는다. 어느 날 꿈에 하얀 옷을 입은 분이 나타나 “왜 내가 준 경전을 안 읽느냐!”라고 호통을 쳤다. 무슨 경전인지 몰라 집안을 뒤져보니 무심코 사다가 꽂아놓은 법화경이 있었다. 그때부터 손에서 떼놓지 않고 읽고 또 읽었고, 병을 달고 살던 그는 피로회복제도 입에 안 댈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그래서 두 아들은 입버릇처럼 “엄마가 하면 안 이루어지는 일이 없고, 엄마라면 무슨 문제든 다 해결해준다”라며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른다.

왜 자신이 조계사와 인연이 되었고 법화경 공부는 왜 하라고 했는지, 늘 궁금했던 그가 이제 집 나갔다 돌아온 장자궁자처럼 아무 두려움 없이 발원한다.

“부처님께 이 몸을 공양 올리니 섭수하여 방편으로 써주십시오. 저의 가족과 도반 모두 부처님 법을 믿고 따르는 제자가 되게 이끌어주십시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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