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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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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조계사, 노원불자 제1회 가을 운동회

  • 입력 2013.10.09
  • 수정 2024.11.23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 우리동네 조계사, 노원불자 제1회 가을 운동회 

 

참으로 고운 햇살 속 보람된 10월의 하루였다. 태풍 ‘다나스’가 남해안을 스쳐 가며 서울 하늘에 비를 쏟아낼 즈음, 수락산 자락을 감싸 돌며 흐르던 시원한 바람이 우리 동네 노원구 뜨락의 낙엽을 굴리며 지나갔다. 짙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란 가을 하늘 사이로 해맑은 새털구름 몇 점이 간간이 멈춰 섰고, 푸른 잔디구장을 달리는 우리 불자들은 신명이 났다. 불자들은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없이 세월을 잊은 듯,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행복한 시간 속을 힘껏 달렸다.

 

▲ 손을 잡은 채 환하게 웃으며 달리는 불자들

 

우리동네 조계사 노원구 지역모임(대표 이대순 능인화)은 한글 반포 567돌을 맞는 한글날 10월 9일 오전 10시에 특별한 25번째 모임을 진행했다. 중계동 중원초등학교 잔디교정에서 친목과 건강 증진을 위한 ‘노원불자 운동회’를 지역모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열었다.

 

▲ 큰 공 굴리기 경기

 

‘지역불교·생활불교·함께하는 불교’의 구호를 앞세워 시도한 각본 없는 드라마 ‘제1회 노원지역 불자 운동회’는 책정된 예산도 없었고 준비된 예행연습도 없었지만, 임원들의 합심으로 어느 행사보다 매끄럽게 치러졌다. 작년 말 이 학교를 퇴직한 임연선 총무가 잔디 교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행사를 추진할 수 있었다. 또한 임연선 총무의 후배 교사(3학년 담임 재직 중인 강효숙, 최현아) 두 사람이 게임 도구와 운동회 배경음악 등을 지원해주었다. 본 행사의 진행까지 도와준 두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불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 불자들이 머리 위로 공을 전달하고 있다

 

첫 운동회인 만큼 소참법문을 짧게 끝낸 신도사업국장 법공 스님은 청군·백군 조별 선수단의 감독을 맡아 직접 뛰고 달렸다. 행여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격한 경기에서 다칠까 노심초사로 운동장을 질주하며 격려한 스님의 모습은 서툰 운동회를 더욱 빛나게 했다.

 

연습 없이 짜인 팀이었지만 불자들의 호흡은 유난히 잘 맞았다. 불자로서 평소 닦아온 마음가짐이 한몫했다. ‘승부’보다는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는 ‘양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감독인 법공 스님과, 심판인 총무, 그리고 도우미 선생님들의 능숙한 진행에 따른 탓인지 패자부활전까지 쉴 틈 없었음에도 부상 한 건 없이 다양한 경기를 치렀다. 불자들이 몸을 부딪치며 한 덩어리가 되는 동안, 행복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마음이 되는 지역모임의 아름다운 모습에 법공 스님도 신명이 나서 감독의 본분(?)도 잊고 함께 어울렸다.

 

▲ 힘차게 ‘화이팅!’ 구호를 외치는 청팀

 

▲ 신도사업국장 법공 스님이 불자들과 함께 어울리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

 

가장 힘든 마지막 경기 ‘런닝맨 놀이(상대의 등에 있는 표시 떼어내기)’에서 최종 우승자는 상계동에서 온 보살이었다. 백발의 김동일(애월) 보살은 “60년 만에 맘껏 달려 본 운동장이었다.”면서 “모처럼 맑은 날씨에 파란 잔디구장에서 시골운동회의 옛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 “나이는 자꾸 먹어 가는데 이런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지역모임 덕분이다. 나이를 잊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 지역모임 임원들에게 고맙다.”며 힘든 기색도 없이 다시 운동장으로 달려나갔다. 지치지 않은 체력의 이유가 궁금해 건강 비결을 물었더니,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 학창시절엔 운동회 달리기 주전 선수였고 탁구선수로도 전국체전에 참여했다고 한다.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정말 두말하면 잔소리’라는 말이 새삼 생각났다.

 

▲ ‘런닝맨 놀이(상대의 등에 있는 표시 떼어내기)’

 

▲ 런닝맨 놀이 최종 우승사 김동일(애월) 보살

 

처음으로 개최한 노원불자 운동회의 경기와 놀이 프로그램은 짝짓기 시합(즐겁게 돌다가 스님이 부르는 숫자대로 뭉치기), 큰 공 굴리기 경기(출발점으로 되돌아오기 릴레이), 손잡고 이어달리기, 공 전달하기, 뛰어가서 깃발 돌아오기, 러닝 맨 놀이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마무리 정리운동으로 최수용(월광) 거사(하계동 동대표)가 지도하는 스트레칭을 했다.

 

▲ 최수용 거사의 지도에 따라 스트레칭하는 불자들

 

신나는 운동 후 맛난 공양시간, 임원들의 정성으로 준비된 푸짐한 음식들로 따뜻한 정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또 행운권 추첨을 통해 각 생활용품이 담긴 선물 꾸러미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백혈병 등 환우의 고통을 나누기 위한 ‘사랑의 동전 모으기 운동’ 모금(동짓날까지)을 위해 주머니 속 동전을 털기도 했다.

 

▲ 행운권 추첨을 통해, 각종 생활용품을 선물 받았다

 

첫 번째 운동회가 있기까지, 모든 것을 준비해온 운영진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행사 진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물과 음식까지 완벽했다. 이대순 지역대표, 임연선 총무, 윤정임 재무, 이소영 교무, 이춘자 보살, 이옥금 보살 등이 물심양면으로 힘을 합친 결과였다. 푸짐하고도 빈틈없는 준비로 참석한 40여 명의 불자 모두가 행복하고 소중한 기쁨을 만끽했다.

 

법공 스님의 선창 구호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짝을 지어 얼싸안았던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자유로운 영혼, 온몸을 던져 한 덩어리가 되었던 우리 노원 불자들의 순박한 사랑, 함께 잡은 손의 감촉과 따뜻한 눈빛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눈도 감지 말고 웃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움직이지 마.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 법공 스님이 외친 숫자대로 똘똘 뭉치며 즐겁게 웃는 불자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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