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취임법회 봉행

▲ 제34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취임법회

‘자성(自省)’은 지나간 역사를 되짚어보며 허물을 드러내어 참회하자는 것이요, ‘쇄신(刷新)’은 다가올 내일을 미리 준비하여 과감히 변화하고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성과 쇄신은 과거와 현재, 미래 삼세(三世)를 잇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8일 오후 조계사(주지 도문 스님)에서 종도와 각계 인사 등 2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취임법회를 열었다.

▲ 2,000여 사부대중이 취임법회에 참석했다.

국화향기 그윽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기획실장 일감 스님 사회로 봉행된 취임법회는 육법공양과 명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헌화, 삼귀의, 반야심경, 종정예하 법어, 제33대 집행부 4년 활동 영상 상영, 축하화환 증정, 취임사, 레인보우 합창단 축가, 격려사, 대통령 축하메시지, 축사, 발원문,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제33대 집행부의 4년간 활동을 담은 영상 상영에 이어, 총무원장 스님에게 축하화환이 전달되었다. 주지 성문 스님, 우바새 우바이를 대표한 대한불교청년회 전준호 회장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박지연 회장, 사회의 어려움을 함께하였던 분들을 대표한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김득중 지부장이 화환을 전달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취임사에서 “지난 4년간에 이루어진 모든 과정이 종단과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진단하였으며, “지난 시간의 성과와 한계, 경험을 토대로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의 새 역사를 써 나가겠다.”며 한국불교의 미래와 비전을 제시했다.

자승 스님은 종단운영에 대해 “각 사찰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고 교구중심으로 종무행정이 이루어지도록 교구중심제를 실시하고, 종도들의 종단운영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대중공사를 적극 활용하고, 참종권을 확대시킬 것이다. 출가수행자들이 안정적으로 수행과 전법에 매진할 수 있도록 승려복지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종무행정과 전통문화 보전과 창달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설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회와의 인적교류와 소통체계 확립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 제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 취임사

불교의 국가관에 대해 자승 스님은 “우리 한민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과 함께 외부의 침략과 수탈에서 이 땅의 중생들을 지켜온 호국불교의 거룩하고 숭고한 역사를 되살려, 시민과 함께하는 ‘조계사 역사문화공간조성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민주국가의 시민사회 형성과 발전을 함께 모색하겠다. 전통문화의 조화로움과 지혜로움을 보전하며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시대적 의미로 승화시켜나가자.”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자승 스님은 종단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세상의 아픔을 치유하고 뭇 생명의 평화와 행복을 절실히 기원하고 실천하겠다. 한국 불교의 대승적(大乘的) 가치 구현의 역사적 의무와 시대적 소명을 앞장서서 실천하고 이루어 내겠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우리 불교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제 종정예하는 법어를 통해 “신임 총무원장 스님의 취임을 축하한다. 종단의 화합과 종풍선양(宗風宣揚)을 실천하라.”고 말하며, “모든 출가대중은 ‘부모 나기 전 어느 것이 참 나 이던고’하는 화두를 간절히 챙기고, 의심하여, 일념이 지속되게끔 혼신의 정력을 쏟으라.”면서 임제의 적손이 되어 조계의 선풍(禪風)을 선양할 것을 당부했다. 또 “모든 사부대중이여 불교는 화합이 근본이니, 행정수반인 자승 총무원장스님을 중심으로 이(理)와 사(事)가, 승(僧)과 속(俗)이 원융화합(圓融和合)을 이루어 존경받는 한국불교가 되고 선풍을 크게 드날려 안으로는 남북통일을 이루고, 밖으로는 세계평화와 인류의 화목을 성취해나가라.”고 강조했다.

▲ 진제 종정예하 법어 

종정예하는 법어를 마치며 모든 종도들에게 “목전변시장안로(目前便是長安路 눈앞이 문득 이 진리의 장안의 길이요)요, 만리평전무촌초(萬里平田無寸草 만리나 되는 평평한 밭에는 마디만한 번뇌의 풀도 없음이라)로다.”는 진리의 한마디를 선사했다.

조계종 원로회의의장 밀운 스님은 “승가(僧伽)의 화합과 종단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정진하라”면서 “현실에 맞도록 ‘승가청규’를 제정하여 청정한 승풍을 진작하고, 투명한 사찰운영을 통해 불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며, 승가 복지를 통해 스님들이 더욱 수행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라.”고 격려사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종단 안팎 인사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국빈자격으로 해외순방 중인 박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대통령 수행 중이던-을 급거 귀국시켜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제33대에 이어 제34대 총무원장 소임을 맡으신 자승 스님께서 한국불교의 중흥은 물론이고, 온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새 역사를 열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도 축사에서 “선거공약으로 제시된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안에 종도들의 뜻이 반영되고, 종단개혁을 중앙종회와 함께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지금 행하는 일에 달려있다.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이 우리를 따른다는 말씀을 되새겨 달라.”고 말했다.

참석 대중들은 전국비구니회 송운 스님이 대독한 발원문을 통해 “우리 종단 모든 자리에 청정한 수행종풍이 넘치고, 불자 모두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여 세상 곳곳에 큰 깨달음의 빛이 비치게 하시고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곳에 자리한 중생들에게 불교와 종단이 희망이 등불이 되게 하소서. 다툼이 있는 곳에 가피를 내리시어 저희가 발휘할 지혜와 저희가 흘릴 땀이 평화의 과실로 맺어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마침내 한국불교가 부처님의 여법한 가르침 그대로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진리의 보탑(寶塔)으로 서게 하소서”라고 기원했다.

이날 취임법회에는 종정예하 진제 법원 대종사, 원로위원장 밀운 스님을 비롯한 원로의원,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 호계원장 일면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소임 스님, 각 교구본사 주지스님, 전국비구니회장 명우 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임희웅 포교사단장,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천도교 박남수 교령,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유진룡 문화제육관광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변영섭 문화재청장, 정갑윤 국회정각회장,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등 각계인사 2,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