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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단체 탐방- 소임본부 미디어홍보팀

  • 입력 2013.11.23
  • 수정 2024.11.24

 

움직이는 주황색 CCTV, 미디어 조계사가 떴다!

▲ 조계사 소임본부 미디어홍보팀

 

한국불교 포교 1번지 조계사에는 지역모임을 빼고도 약 40개의 신행단체가 있다. 각 신행단체들은 전법본부, 교육법회본부, 소임본부, 지역본부에 소속되어 단체의 특성에 따라 봉사도 하고 신행활동도 한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소임본부 미디어홍보팀은 전국 사찰 가운데 조계사가 최초로 조직한 자체 기자단으로, 20명의 취재기자와 20명의 사진기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디어 조계사의 핵심 조직으로서 조계사 신도들을 비롯해서 전국 불자, 나아가 전세계인들에게 조계사를 알리는 21세기의 부루나, 불기 2557년을 마무리하는 송년의 달에 미디어홍보팀의 활동상을 소개한다.

 

지난 2000년 1월 조계사 홈페이지가 개설되면서 인터넷 조계사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 조계사의 모토는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조계사’다. 조계사는 1990년 〈조계신문〉을 창간해서 신도들에게 조계사의 행사와 소식을 신문 형태로 전달했다. 그리고 이 〈조계신문〉은 1999년 월간지 사보 형태의 〈조계사보〉로 재창간되었고, 2012년부터 제391호를 〈가피〉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국 사찰 최초의 자체 기자단

2003년 4월부터 사보와 홈페이지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신도 기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와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법회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취재하고 촬영하는 주황색 옷의 신도 기자단, 미디어홍보팀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미디어홍보팀의 법연심 김순철 팀장은 신도 기자단의 초창기를 이렇게 기억한다.

“2004년 기자교육 강좌가 개설되어 1기 수료생이 배출되었고, 그 1기생들을 중심으로 2005년부터 미디어팀이 짜여져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기자 파트와 사진 촬영을 하는 사진 파트로 나누어 사보와 인터넷 사보에 기사를 올리는 활동이죠. 초창기에는 약 20명으로 출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보나 법회보를 발간하는 규모 있는 사찰 가운데 자체 기자들이 활동하는 곳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기자교육 강좌를 개설해서 체계적인 교육을 거쳐 신도 기자들을 양성하고 배출한 것은 조계사가 국내 최초이고 아직까지는 유일하다. 그것이 조계사 미디어홍보팀의 자부심이고 긍지라는 게 김순철 팀장의 설명이다.

 

▲ ‘제3기 불교기자학교 수료식’에서 주지 도문 스님이 새로운 미디어홍보팀 기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제4기 불교기자학교 수료식

 

온라인에서 또 다른 조계사를 일구는 미디어홍보팀

미디어홍보팀은 현재 김순철 팀장을 중심으로 기자파트(파트장 혜련화 김형랑)와 사진파트(파트장 법성 임영환)로 나뉘어 각각 20명씩 총 40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기획국장 명조 스님이 미디어홍보팀을 담당하고 이끈다.

팀원들의 연령대는 50대가 주를 이루지만, 기자를 꿈꾸는 문예창작과 고등학생부터 공직에서 퇴직한 70대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는 미디어홍보팀이 기자들 개인에게는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는 곳이면서 또한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키워가는 귀한 터전임을 뜻한다. 그 꿈을 펼치는 중심 공간, 미디어홍보팀 사무실은 안심당 지하에 마련되어 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사중의 한 달 일정을 놓고 국장 스님과 기획국 담당자, 그리고 미디어홍보팀장과 각 파트장이 모여 편집회의를 한다. 이 회의에서 한 달 기사거리가 결정되고 꼭지별로 담당 기자를 배정한다. 이렇게 각 기자들이 매달 쓰는 원고 꼭지는 2~3건, 원고량은 인터넷의 경우 자유롭다. 작성한 기사와 사진을 자체 ‘팀 오피스’에 올리면 기획국에서 정리해서 월간지 〈가피〉와 홈페이지의 〈미디어 조계사〉에 등재한다.

기자들 전체가 모이는 월례회의는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인데, 한 달 일정을 공유하고 각각 취재와 촬영 꼭지를 분담하고 배정받는다. 때로는 지방 사찰로 출장 갈 일도, 방생이나 성지순례에 동행 취재할 일도 있다. 직장일 하랴, 또는 집안일 하랴, 고단할 법도 한데 모두 즐겁게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게 팀 분위기라고 한다.

“수습 3개월을 마치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활동해야 진짜 조계사 기자로 단련되는 것 같아요. 조계사 기자는 사회 기자와 달리 부처님 일을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하거든요. 취재가 있는 날 취재 수첩을 들고 직장 문을 나서면서 신바람이 절로 나고, 남편과 아이들이 잠든 시간이나 주말에 기사를 쓰면서 행복과 성취감을 느낀다고들 해요.”

미디어홍보팀 단체복은 주황색이다. ‘미디어홍보팀’이란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진 옷을 입고 행사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팀원들 모습이 이제 낯설지 않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움직이는 CCTV’다.

 

▲ 행사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 미디어홍보팀 기자가 취재를 위해 메모하고 있다

 

▲ 행사 사진을 촬영하는 미디어홍보팀 기자

 

사진파트 기자들은 국화꽃 축제 때마다 사진전을 연다. 70여 개의 작품이 축제 분위기에 한몫한 것은 물론, 이번에는 65세가 넘는 어르신들에게 ‘장수사진’(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 드려 큰 인기를 끌었다. 200명을 예상하고 신청을 받았는데 조기 마감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이제 조계사 소식이 궁금하면 인터넷 공간 〈미디어 조계사(http://news.jogyesa.kr)〉를 클릭하면 된다. 거기에는 또 다른 조계사, 인터넷 부처님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연꽃을 피우듯, 조계사 미디어홍보팀의 야문 손끝이 만들어낸 불심의 세계이기도 하다.

 

▲ 제3회 국화향기 나눔전에서 미디어홍보팀은 65세 이상의 어르신에게 장수사진(영정)을 무료로 촬영해주었다

 

 

[잠깐 인터뷰] 미디어홍보팀 김순철(법연심) 팀장

 

 

▲ 미디어홍보팀 김순철(법연심) 팀장


있는 듯 없는 듯 일하는 게 팀장의 역할

라사라패션디자인학원(본원․동묘분원 운영) 학교장 및 원장, 도서출판 식&신 라사라패션월드 대표. 김 팀장은 평생 교육자로 그리고 운영자로 살아왔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였으며, 대학원에서는 리더십을 전공하고 다도교육(1년 과정)을 받았다. 1984년부터 라사라패션학원을 맡아서 30여 년째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패션이 주로 여성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하게 된 김 팀장은 패브릭 디자이너(실내 인테리어용 직물 디자이너)를 양성하면서 디자인부터 제작, 판매까지 총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그 과정에서 1997년 출판사를 세워 현재까지 160여 종을 출판했다. 그 중에는 여성들에게 낯설지 않은 《아름다운 레이스》,《여성을 위한 옷 수선 》,《즐거운 코바늘 뜨기》 등의 베스트셀러도 있다.

여성 취업이나 부업과 관련된 교육의 업적을 인정받아 2005년 국무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고, 교육감상(2002)과 종로경찰서 감사장(2012)도 받았다. 지난달에는 불교여성개발원의 6차 여성불자 108인에 선정되었다. 더불어 미래사회교육원연구원 감사를 비롯해서 적지 않은 사회활동으로 무척 바쁜 김순철 팀장이 굳이 조계사 미디어홍보팀까지 맡은 이유는 뭘까?

“저는 모태신앙이에요. 위로 큰오빠가 있고 언니 넷에 제가 막낸데, 딸 넷을 내리 낳자 아버지가 아들을 낳고 싶어 동네 절에 마실 다니듯 매일 기도하러 다니셨대요. 그 공덕이 컸나 봐요. 중학생 때 논산 관촉사로 소풍을 갔는데, 아이들이 은진 미륵님과 똑같다며 놀리더라고요. 하하!”(웃음)

무의식에 눌러두었던 불심은 스물여덟 살 때 언니를 따라 서산의 한 절로 성지순례를 간 것을 계기로 그의 삶에 크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출근 전에 조계사에 들러 참배만 하기를 1년, 참배하고 공양물만 올리면서 오가기를 1년, 그렇게 2년이 지난 2003년 어느 날 기자교육생 모집공고를 보자마자 무작정 등록하고 말았다. 불교대학을 휴학하려는 지인의 딱한 사정을 알고 등록금 50만 원을 대주면서 인연이 된 조계사가 그렇게 그의 삶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불교대학, 불교대학원, 선림원 등을 마치고 제1기 리더십스쿨과정도 이수했다. 하지만 김순철 팀장의 배움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도, 단소, 도자기, 염색 등 끝이 없다. 어릴 때는 옳고 아름다운 것만 보고 느끼고 싶어 동양화, 묵화, 산수화 등을 배웠지만 이제는 불교 기자의 역량을 키우고 싶어 배운다는 게 그 이유다.

“조계사 기자가 된 지 8년째예요. 바쁜데 뭘 그것까지 하나 싶겠지만 오히려 기자 일을 하면서 수행시간도 더 많아지고 신심도 더 간절해졌어요. 조계사 오는 게 무엇보다 행복하고 즐거워요. 아침에는 천수경, 금강경 독송으로 시작하고, 직장 일 중간에 쉬고 싶으면 저절로 조계사로 오게 됩니다. 매일 휴식하러 절에 옵니다.”

2005년 당시 미디어팀원들에 의해 자체 회장에 뽑혔고 2012년 사중에서 공식 위촉장을 받아 팀장이 된 지 1년, 그의 팀장에 관한 철학은 ‘있는 듯 없는 듯’ 일하는 것이다. 봉사는 헌신이 아니라 자신이 즐겁고 스스로 정화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철학이다.

평생 학원과 출판사를 운영하는 운영자로 살았으니 이제부터는 헌신할 기회에 감사하는 봉사자로서 그들의 모범이 되고 싶다는 김순철 팀장. 집착에서 벗어나게 해준 불교와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해준 조계사가 한없이 좋다는 그는 지금 이 시간도 주황색 옷을 입고 사중 행사장을 누비거나 기사를 쓰면서 행복해 하고 있을 것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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