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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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안성 포교당 대원사
조계사 안성 포교당 대원사의 백중기도를 다녀와서
▲ 조계사 안성 포교당 대원사 전경
지난 7월 13, 14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안성 포교당 대원사를 다녀왔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우란분절(백중) 기도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서울에서 한 시간 반을 부지런히 움직여 도착한 안성시 공도읍. 어두운 밤길에도 대웅전 앞마당에 깔려있는 잔디를 보고 참으로 독특하다 생각했습니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겨준 이는 절에 기거하고 있는 진돗개 금강이. 순한 얼굴로 꼬리를 치고 달려와 참으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다음날에 있을 기도를 위해 만반의 준비로 사찰순례 패션 풀 세팅을 갖춰 입고 잠이 듭니다. 절 바지와 청년회 조끼, 그리고 땀을 닦을 손수건과 함께 말이지요.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일정은 숨 가쁘게 돌아갔습니다. 제수음식을 주차장에서부터 대웅전까지 나르고 포장을 뜯어 공양물 작업부터 합니다. 정성스레 마른 수건으로 제기를 닦고 과일을 차곡차곡 탑처럼 쌓아 올립니다. 완성된 모양을 보니 꽤 그럴싸한데 아마도 조계사 대웅전에서의 그 대단한 탑 쌓기를 많이 봐 온 덕분인가 봅니다.
▲ 대원사 주지 혜곡 스님(오른쪽)
오전 9시 40분부터 진행된 기도는 경건하고도 소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열다섯 명의 지역 신도들과 함께 한 기도는 조용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조계사 안성 포교당 대원사 주지 혜곡 스님(조계사 사회국장 스님)을 대신해 두 분의 비구니 스님께서 진행하셨는데 바라춤을 추기 시작하신 것이지요.
제주 대표 무형문화재이신 성덕 스님의 부모은중경은 애절하고, 범패 전수자이신 일상 스님의 바라춤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답다 못해 처연함마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문득 시인 조지훈 님의 '승무'가 떠올랐습니다.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중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시 구절이 직접 눈앞에서 펼쳐지는 몸짓을 보고 한 눈에 이해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회심곡'을 부르는 성덕 스님의 곡조는 대한민국 대표 국악인 김영임 씨를 능가하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국악에 문외한인 제가 듣기에도 그러했으니까요.
모든 기도를 마치고 먹는 점심공양은 꿀맛이었습니다. 밥과 나물, 떡과 과일을 배불리 공양하고 법당에 가서 제기를 닦아 정돈하고, 조계사에서 파견 나와 대원사 종무소의 유일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계사 행사기획팀 소속 안재형 사무관을 만났습니다.
▲ 종무원 안재형 사무관
혼자 내려와 적적하진 않으냐 물으니 조계사와 같이 행사가 많은 곳에 있다가 여기에 오니 조용하다며 포대화상과 같은 특유의 웃음을 짓습니다. 안성이 아주 시골은 아니지만, 시내도 아닌 곳에 있으니 아무래도 신도 수가 적다며 시끌시끌했던 종로 한복판을 그리워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안재형 사무관은 손수 공양을 지어 스님께 올리고, 종무소 일을 하며 경내를 꼼꼼히 관리합니다. 와병 중인 진돗개 금강이의 하루 산책도 빼놓지 않습니다. 저희가 대원사에 내려간다고 연락했을 때 자기는 괜찮다며 금강이 간식을 부탁하기도 했더랬지요. 다른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대원사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대원사는 현대식 시설로 지어진 방사와 공기 좋은, 게다가 서울에서 한 시간 반이면 이동할 수 있는 조계사 안성 포교당입니다. 주변에 청량사와 칠장사 등의 고찰도 있어서 사찰 순례하기 좋은 코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 좋은 절 많습니다. 천년고찰도 많고 말이죠. 하지만 우리 절 조계사의 경기도 안성 포교당 대원사에 먼저 들러보는 건 어떨까요? 여기저기 남발하는 힐링이라는 말은 쓰지 않겠습니다. 사찰에 가서 무엇이든 할 자유, 무엇이든 하지 않아도 될 자유를 안성 포교당 대원사에서 느껴보세요.
[대원사 이모저모]
▲ 대원사 대웅전
▲ 파란 잔디가 깔린 대원사
▲ 대원사 대웅전
▲ 대원사 백중기도
▲ 백중기도
▲ 백중기도
▲ 조계사 청년회와 지역신도
▲ 대원사를 지키는 종무원과 진돗개 금강이
▲ 조계사 청년회의 대원사 방문 기념사진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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